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원칙적으로 포퓰리즘 자체가 나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포퓰리즘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대중동원’과정에서 대중들을 현혹하여 장기적인 유익보다는 단기적이고 작은 이익에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단기적인이익’은 이익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단기적인 이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마약중독자가 마약에서 벗어나려면 비록 힘들더라도 혹독한 치료과정을 거쳐야하는데, 금단현상을 두려워하여마약만 계속 투약하다가 결국 비참한 모습으로 사망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대중들의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입니다.

최근 몇몇 유럽국가들에서 진행된 선거들은 이런무책임한 포퓰리즘을 확산시킬 심각한 우려를 낳고있습니다. 현재 세계경제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있는 일부 유럽국가들의 정부들은 최근까지 상반되는 대내외적인 압박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국가 부도위기를 맞은 국가들에 대하여,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은 강력한 긴축정책을요구했고, 그런 긴축정책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EU와 IMF도 구제금융을 지원하였습니다.

예를들면 그리스의 경우, 지난 2월 EU와 IMF로부터 약192조원의 2차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공무원 15만명 감원과 최저임금 20% 삭감등을 추진하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자신들의 연금과 복지혜택이 깎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을 반가워할리가 없습니다.

강력한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이 폭발했고 마침내 공무원들까지 파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해당 유럽국가들은 외부에서는 긴축정책을, 내부에서는 일자리와 성장을 요구받는 딜레마에 걸려있었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불만에 편승하여, 그리스의 야당중 긴축재정을 반대하는‘극좌파연합(Syriza)’은 52석을 확보하여 제2당으로 약진했고, 기존의 신민주당과 사회당의 연립정권은 국회 과반확보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현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올랑드 당선자 역시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성장위주의 정책을 주창하였습니다. 그리고 루마니아와 네덜란드 정부 역시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 정권들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성장위주정책이 원칙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을 위한 자금의 출처가 문제입니다. 현재 그리스를 비롯하여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국가들은 EU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관들이자신들에게 더 투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소위 유럽식 ‘뉴딜정책’을 일으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경제를 회생시킴으로써 현재의 재정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결국 이 말은 현재 자신들의 경제를 무너뜨린 근본원인을 개혁할 생각은 안하고, 무작정 자신들에게 돈을 더 퍼부으라는 적반하장식 큰소리인데, 합리적인 국가들과 투자자들이 밑빠진 독에 더이상 물을 부을 리가 없습니다. 현재 해당국가들의 과도한 복지정책과 방만한 재정 운용을 비롯하여 소위 재정을 축내는 구멍들은 막지 않은채 막대한 투자를 거듭하는 것은 국가부도 선언시점 연장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때문입니다.

설사 EU나 IMF가 그런 국가들에게 더많은 투자를 한다고 해도, 그 돈은 또 다시 국가부채가 되고, 뉴딜 정책의 특성상 국가 재정적자는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구제금융을 받은 세대는 어떻게든 살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다음 세대는 부모세대의 부채를 감당하기 위하여 시작도 못해보고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0여년전 IMF 위기를 맞으며, IMF가요구하는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을 겪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집안 깊숙이 보관하고 있던 금붙이까지 팔았고, 수많은 가장들이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다 정당했는지는 논란거리지만, 아무튼 그런 혹독한 과정이 있었기에 우리나라는 현재와 같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역시 경제불황을 겪고 있지만,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현재 한국의 강한 경제력은 모두 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피눈물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과정을 거치며 각 당이 내건 선거공약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100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합니다. 한 언론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밝힌 복지공약이행 비용만 앞으로 5년간 8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대선을 위해 쏟아낼 선거공약을 이행하려면, 얼마나 엄청난 재원이 필요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서민들의 피눈물로 재건한 한국경제를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으로 무너뜨려서는 안됩니다. 각종 선거 공약들이 국민들의 귀에 당장은 솔깃할지 몰라도, 결국 그 모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합니다. 현재 일부 유럽국가들처럼 패망의 길을 걷지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야합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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