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부산 진구 부전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화재가 발생, 9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인한 희생자는 스리랑카인 근로자 3명을 비롯, 대부분 인근지역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20대의 젊은 근로자들이다. 낯선 땅에서 꿈을 키우던 이방인과 채 피지도 못한 청년들의 희생이 참담하다.

이런 후진국형 참사가 언제까지 되풀이될지 탄식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소방당국이 소방안전 점검을 어떻게 하길래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대부분의 비슷한 참사가 그렇거니와 이번에도 예외 없이 노래주점의 건물이 허가내용과는 다르게 불법 개조가 이뤄졌고, 비상구 확보가 제대로 안 된 것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부산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안산지역에서도 많은 시설이 이런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주점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 비상구를 확보하고 이용객들에게도 반드시 이 같은 사실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런데도 오히려 불법개조를 하면서 통로를 막아버림으로써 이용객들을 사지에 가둔 꼴이 되고 있다. 충분한 비상구를 확보하기는커녕 있는 비상구도 무용지물로 만드는 사례가 허다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안산소방서가 이 같은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관내 109개 업체에 대한 점검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안산소방서는 비상구 폐쇄 등 불법개조 및 피난 장애요인, 소방시설 유지관리 등 안전관리 실태, 화재위험요인 안전조치 등에 대해 점검하고 불법사항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강력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될때만 한시적으로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업주도 당국도 상식선의 안전수칙을 외면하고, 이 때문에 불특정 다수가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지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는 시간과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유흥업소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안산소방서뿐만 아니라 시 재난안전과나 구청 환경위생과 등 인·허가를 담당하고 있는 지도감독당국이 최소한의 안전기준과 상식이 확보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무고한 시민들을 안타까운 희생자로 만드는 후진적인 참사가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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