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절대 현장에서 소매치기하는 장면을 들키지 않을 정도로 신출귀몰한다는 그가 붙잡힌 이유는 어이없게도 범행 장면이 폐쇄회로TV(CCTV) 화면에 그대로 촬영되면서 증거가 남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전문 소매치기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았던 이들도 CCTV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입니다.

80~90년대 소매치기 기술은 너무나 대단해서, 시내버스, 지하철, 시장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누구나 한두 번쯤은 지갑을 털린 경험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범행을 단속해야 할 경찰들은 심증은 있지만 현장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서 답답해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바로 CCTV가 현장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아무리 귀신같은 소매치기 범들도 단번에 걸리게 만듭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쓴 ‘황금비늘’을 보면, 보육원을 탈출한 주인공이 전직 소매치기를 만나 마네킹을 이용하여 지갑에 달린 방울이 울리지 않도록 돈을 훔치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래서 소매치기의 도사가 됩니다. 그러나 요즘은 아무리 놀라운 기술을 전수 받아도 CCTV가 지켜보고 있는 이상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소매치기들의 범죄가 퇴조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70년대 연간 6,600여 건, 90년대 4,400여 건에 이르던 소매치기 발생건수가 최근에는 2,300여 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CCTV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죄를 짓고는 못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 학교의 ‘선생님이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는 재미있는 급훈이 인터넷에 유포된 적이 있는데, 이처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의식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각자의 행동을 조심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잘못된 행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이런 의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다면 범죄율도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꼭 누가 지켜봐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은 수동적인 삶을 사는 불쌍한 인생들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수동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보다 더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남이 지켜보든 말든 제멋대로 자기 유익만을 위하여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도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암울해집니다. 아무리 CCTV가 많이 생겨도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그 어떤 통제와 감시가 있어도, 우리의 삶과 사회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정 자유로운 인생은 누가 지켜보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선하게 행동하는 삶입니다.

이번 한 주 동안 남들의 감시를 의식하며 억지로 살지 말고, 능동적으로 선한 일을 하며 살아봅시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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