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원 중소기업연수원 연수기획처장

몇 해 전만해도 대다수 취업대기자들이 설문에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것으로 응답한 것에 비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체가 많고 특히 작업현장이 열악하고 영세한 제조업체일수록 그 어려움이 더욱 큰 것을 자주 보고 있다.

그렇지만 견실하고 복지수준이 높은 중소기업이 언론에 자주 소개되고 정부 및 중소기업 유관단체의 홍보노력이 지속되면서 청년층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좋은 소식을 접하면서도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청년층의 인식이 개선되어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더라도 확보된 인력을 어떻게 하면 회사에 충성심이 높은 구성원으로 ‘유지’(Retention)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의 1년간 이직율은 20%로 대기업의 2배에 달한다.

이에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노력과 함께 채용한 인력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인터넷 취업사이트에서 직장인 400명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이직을 원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기업 비전이 없어서가 30.5%로, 2위 연봉이 낮아서(20.7%) 보다 훨씬 큰 이유라고 한다.

조직구성원의 이직을 방지하고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직원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회사의 미래가 암울하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데 이직을 결심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능력이 출중한 직원일수록 비전이 없는 상황 속에서의 이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다면 직원에게 비전을 전달하고 심어주는 역할은 누가 하게 되는가? 주로 선배, 관리자 들이 하게 된다.

즉 관리자들의 역할이 직원의 ‘유지’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관리자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회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육성된다. 물론 개인이 가진 특별한 재능으로 별 관리 없이도 뛰어난 관리자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만 의존하기에는 관리자가 조직에서 하는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관리자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계층에 따라 본인의 역할을 숙지하도록 하는 교육이나 제도가 필요하다. 신입사원, 중간실무자, 중간관리자, 임원 등 각 계층마다 조직 내에서 필요한 역할을 숙지하도록 회사차원의 육성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할 때 진정한 관리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속한 중소기업연수원에서도 관리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 회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분반을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관리자 양성을 위한 회사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것이다. “진급했으니까 교육한번 다녀와”라는 식의 교육으로는 우리 회사만의 관리자를 육성하기 어렵다. 한명의 직원이 바뀔 때마다 관련된 노하우를 학습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주어져야 한다.

‘배움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관리자 양성이야 말로 이 격언이 반드시 적용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실무자일 때 중간관리자 일 때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하면 다시는 그 계층에 필요한 관리역량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 경영진들은 “회사가 좀 더 성장하고 여유가 있으면 관리자 육성을 좀 해봐야지”라고 얘기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어렵사리 선발한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관리스킬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관리자를 지금부터 육성해야 한다. 훌륭한 관리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신입직원 때부터 회사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관리자를 육성하고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여유가 생길 때까지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김진원 중소기업연수원 연수기획처장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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