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그런데 용기 있는 사람이 한번 건드려보고 이건 뱀이 아니라 뱀의 껍질임을 알게 되면 모두가 웃게 됩니다. 껍질은 언젠가 밝혀지게 되어 있고 결국 웃음거리가 됩니다. 그러므로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껍데기 행정은 벗어나야 합니다.

요즘 국방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노크 귀순’, ‘안녕하세요 귀순’ 등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가십거리로 과거의 잘못된 행적들을 발굴하는지 모르겠지만 보도를 접하는 국민들은 말 그대로 공포입니다. 그렇게 쉽게 뚫리는 전방의 상황을 듣고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모든 원인이 ‘껍데기 행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지금 상황을 무마하기 원하고 질책을 피하려고 하는 전시행정입니다. 질책을 싫어하고 현실을 대충 무마하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가 현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부분도 아니고 군대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되는 일입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4년 전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장교 출신인 사람이 “좋은 무기, 좋은 전차 있으면 뭐합니까? 자신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상관에게 허위 보고하는 군대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해서 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 귀순자는 이야기하기를 우리 군 철책에 ‘북한군 귀순 장병 누르면 안내원이 나옵니다’라고 쓰인 빨간 벨을 발견하고 누르려 했으나, 약 2m 정도 높이에 달려 있어 누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너무 높이 매달아놔 그 누구도 누를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게 바로 전시 행정, 껍데기 행정입니다. ‘설마 누가 귀순해 와서 저 벨을 누르겠는가?’ 라는 마음에서, 그냥 설치하라니 눈에 잘 보이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한 것입니다. 전혀 실효성이 없는, 그저 보이기 위한 행정입니다. 과연 이런 껍데기 같은 행정이 영원히 덮여지겠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밝혀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 어느 부분에도 스며들어있는 이 껍데기 행정의 논리가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전국 곳곳마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번듯하게 무엇인가를 지었지만 사용 한 번 못해본 시설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모 군에서는 도민체전을 유치하면서 2억원을 들여 전광판을, 3억원을 들여 성화대를 설치했는데, 도민체전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냥 전시용으로 만들어놓은 것 아니냐는 등 군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해당 군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유사한 껍데기 행정이 곳곳에서 국민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합니다. 보이는 전시행정을 넘어서서 실제로 유익을 주고 실효성이 있는 행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국민들의 불안을 제고하고 안정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멋있게 보이는 껍데기보다는 실체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바로 내 주변에서부터 혹시 껍데기 같은 모습들이 있는 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실체에 진실이 깃들어진 우리 사회와 우리 인생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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