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그런데 요즘은 감동이 많이 사라져서 그런 자연적인 내적 치유를 받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감동이 사라지는 세상은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도 식게 만듭니다.

사랑이 식어가는 세상은 범죄로 가득하게 되고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불신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삭막해 집니다. 우리들은 이 시대에 경제 회복도 필요하지만 먼저 감동 회복이 시급합니다. 사람들은 작은 감동이라 할지라도 그 마음에서 살맛이 새어 나오는 것입니다.

얼마나 사람들이 감동에 굶주렸는지 얼마 전 발생한 중국 쓰촨(四川) 지진 당시 매몰됐던 돼지 두 마리가 45일만에 산 채로 발견된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당시 중국 언론에 따르면 당시 지진 피해 중심지에서 매몰됐던 돼지 두 마리가 기적적으로 살아있는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 돼지들은 지진 당시 축사가 붕괴하면서 묻힌 것 같은데 진흙과 빗물을 먹으면서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전 40kg이었던 무게가 25kg 정도로 줄어 있었고 앙상하게 뼈만 남아 서 있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이 아닌 생존 돼지의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렇게도 사람들의 마음에는 감동의 이야기들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새롭게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감동을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프로야구에는 시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구를 하는 사람들은 보면 연예인과 섹시스타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감동은 없습니다. 최근 프로야구 구단들은 앞다퉈 유명 연예인을 시구자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다릅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배려와 팬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는 톰 윌리스(53)는 홈 구장 펜웨이파크에 시구자로 초청되어 발가락 사이에 공을 끼고 포수 미트를 향해 발길질을 했습니다. 큰 포물선을 그린 공이 포수 미트에 닿자 선수들과 팬들은 환호를 보냈습니다. 감동이 사라진 한국 야구장에선 찾아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12년 넘게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주둔지에서 근무한 윌 애덤스가 딸 엘레이나의 시구를 받는 포수로 깜짝 등장했는데 공을 던진 뒤 아버지인 걸 알아챈 딸은 포옹을 하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또한 유방암에 걸린 마이애미 말린스의 명예 배트걸 아나 산체스가 시구를 하여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보스턴마라톤 테러로 두 다리를 잃은 제프 바우먼이 보스턴 레드삭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으로 나와서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감동이 아니라 관심꺼리가 되는 사람을 시구자로 초청합니다. 최근 관능미를 강조하는 여성 연예인이 속옷 선이 드러날 정도로 밀착된 바지와 가슴이 깊게 파인 상의를 입고 능숙한 자세로 공을 던져서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순위 1등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관심꺼리도 좋지만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감동입니다.

상대를 설득하려 하기보다 감동시키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진정 아름다운 사회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살벌한 경쟁이 아니라 사람들의 냉랭한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따뜻한 감동입니다. 이런 감동의 사회를 만들어 봅시다.

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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