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채 논설위원

“나는 믿을 것도 믿을 사람도 없다. 다만 지금 살고있는 두어칸의 이집만을 믿고 있을 뿐이다.” 이러더랍니다. 그 군수한테는 두어칸짜리 집 한채가 시체말로 빽이었던 셈입니다. 참, 요즘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굴을 찌푸리며 쳐다보는 전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누구일까요? 전두환 전 대통령이죠?

“내 통장엔 29만원 뿐”이라고 말한 사람 그 사람 지금까지 어떻게 살고 그의 가족, 아들, 딸, 사위는 어떻게 살아왔죠? 참으로 뱃짱 좋은 사람 아닙니까? 이제 정리를 받고 있죠.

정권이 바뀔때마다, 아니면 정기적으로 공직자들의 재산공개가 있습니다. 그거 볼때마다 또 행사를 시작하는구나... 싶지 않으십니까? 그거 해서 뭐합니까...

재산공개 할거 다 했다면서도 뒤로 돈 받고, 옆으로 받고... 그렇게들 돈 받아서 어디다가 그렇게 쌓아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좀 지난 애깁니다만, 지난번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도 돈많은 사람만 들추었는지 청빈한 인물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집 한채만 있고 빚만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산이 없다는거하고, 청빈하다는거 하고는 달라고 많이 다르지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었쟎아요.

달동네 15평짜리 비새는 기와집에서 여섯식구가 살아온 청빈한 한 고급관리가 화제에 올랐는데, 알고 보니까 75억이라는 거액의 부동산이 있더라... 그런 애기를 듣고 우리가 얼마나 가슴을 쳤습니까? 물론, 75억이라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달동네에 사는게 쉽지않고, 그걸 나무라는 건 아닙니다.

75억이라는 돈이 대체 어떻게 생겼냐는 거예요. 봉급 받아서 저축을 해요? 대통령 봉급을 10년을 모아도 그런돈 못 만들어요.

자... 그렇다면 부정한 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돈을 받는 사람만 문제가 있을까요?

돈을 주는 사람 쪽은 어떻고요.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은 돈을 줘야만 일이 된다는것이 기본이에요. 소위 기름칠을 한다고 하거나 급행료라고 말을 하죠? 잘 안 돌아가는 걸 돈을 주면 잘 돌아간다고 해서 기름칠이라고 하는 모양이죠.

우리는 왜 달랑 집 한채 있는 고위 공직자를 한사람도 가질 수가 없을까요? 우리는 왜 자그마한 소형차를 타고 다니며 대중음식점에서는 점심식사하는 고위 정객들을 만날 수 없는 걸까요?

그래서 누가 부정한가에 관심이 쏠려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런사람 들춰내서 매장시키는 일만 하게 되구요. 청빈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 사람들 들추고 그런 사람들을 귀감으로 삼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박규채 논설위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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