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안산시의원>

안산시의회 아동청소년 연구모임에서는 최근 안산시 청소년 실태조사를 통해 제도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안산시 청소년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용역을 실시하였다.
청소년은 <청소년 기본법>에서 만9~24세 이지만 <청소년 보호법>에서는 만19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통 청소년 정책은 만13~18세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 안산시에 4만 명의 중고등학생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번 청소년 실태조사는 만13~18세 청소년 중 성별, 연령별, 동별 거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총 704명(중학생 346명, 고등학생 358명)이 온라인으로 직접 참여하여 자신들의 일상과 학교생활, 진로 및 직업, 청소년 정책, 지역사회 만족도, 세월호 참사 등 61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의 여가활동은 스마트폰이 가장 많았고, 친구 만남, 잠, 게임, 음악감상 및 TV 시청 순이었다. 여가활동 장소는 집이 가장 많았고, 길거리, PC방과 노래방, 공원과 문화시설 이었다. 스트레스 유발원인은 학업, 성적 및 진로가 가장 높았고, 친구와의 관계, 외모 및 신체변화, 학교와 부모의 지나친 간섭 또는 무관심, 음주&#8231;흡연&#8231;게임 중독, 폭력 및 집단 따돌림 이었다.
지역사회 만족도 조사에서는 청소년이 즐길 문화시설 부족과 청소년 시설의 특정동 편중, 미성년자 흡연과 많은 유해업소가 불만족 사항이었다. 청소년이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는 직업체험, 놀이체육, 자유공간, 문화예술, 학습공간, 고민상담, 자치동아리, 인터넷 순이었다.
또한 지역사회의 이슈에 관심은 있으나 청소년들의 참여 기회는 부족하였다. 그 이유로는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시각, 시간과 정보 부족이었다. 청소년 문제 해결의 주된 기관은 여전히 학교가 가장 높았으며, 교육청, 경찰서, 청소년시설, 시청 순이었다. 청소년들이 알고 있는 정책은 청소년증 발급, 학교폭력 예방사업, 저소득 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사업 순이었다.
지난 세월호 참사와 관련, 가장 많이 느낀 기분은 슬픔, 분노, 절망, 우울 순이었다. 자신 혹은 주변에서 유사한 참사 발생 가능성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고, 참사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높게 응답하였다. 그러나 참사 극복을 위한 안산시 차원의 조치는 ‘모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앞으로도 안산시 차원의 지속적인 안전 관련 교육과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청소년 실태조사를 타 지자체에서는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청소년들의 인식과 실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따라 청소년 정책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안산시는 그동안 청소년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가 없었고, 중장기 정책방향 조차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이번 안산시의회에서 실시한 청소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안산시와 청소년재단에 △정기적인 청소년 실태조사 실시, △청소년 자유공간 확충, △학교와 지자체 및 청소년 시설(단체) 협력시스템 구축, △청소년 지도사 역량 강화, △청소년육성 전담공무원 임명 등 종합적인 지원 정책 마련을 요청하였다.
1976년 반월시화국가산단이 조성된 지 44년이 지났고, 1986년 안산시로 승격된 지 34년이 지났다. 대다수 안산의 부모세대들은 타 지역에서 안산으로 이주해 왔지만 이제는 안산에서 태어나 안산이 고향인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 중 70%가 넘는 510명이 안산 거주기간이 10년 이상이었다. ‘한 아이가 성장하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지역사회 공동체의 따뜻한 관심과 함께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눈 높이가 반영되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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