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기고
[명사기고]재조지은(再造之恩)
  • 안산신문
  • 승인 2022.10.26 09:36
  • 댓글 0
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임진왜란때 명나라가 군대를 보내 참전하자 선조가 최대로 상찬하고자 지어낸 말이다. 명나라가 조선을 구했는데 그 은혜는 건국에 버금간다는 칭송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명나라가 아니었으면 조선이 망했다는 말이다. 
선조는 의주까지 몽진을 갔다. 궁색하게 된 그는 임금의 지위를 이용하고 보전하고자 명나라에 극진한 예우를 한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대와 모화사상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이순신을 비롯하여 권율, 김시민, 황진장군 등 관군의 전과와 의병들의 활약을 변변치 못한 작은 싸움으로 심하게 격하시켰다. 
임진왜란은 1592년 4월 13일에 발발하고 5월 3일 한양 점령되고 6월 15일 평양성이 점령된다. 그러나 이후부터 선봉 왜군들은 평양성에 머무르며 더 이상 북쪽으로 진군하지 못한다. 이순신의 해전 승리가 보급품을 막았고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육지전에서 왜놈들의 괴롭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처음 2달간은 연전연패를 거듭한 조선 관군들이 왜놈 조총에 대항하는 전술을 습득하고 화포를 비롯한 각종 무기를 동원하여 전투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침략자 일본 왜놈들은 1592년 7월을 기점으로 이순신의 한산도 대첩과 전라도 웅치.이치 전투에서 패하면서 당황하고 사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상도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한다. 이때는 명나라가 참전하기도 전인 상황이다. 
임진왜란 초기 왜놈들의 압도적 전투력이 이순신을 비롯한 관군과 곽재우, 고경명, 조헌등의 의병장의 활약으로 쇠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조는 위에 열거한 위대한 영웅들의 헌신을 깔아뭉개기 시작한다. 어명을 거역했다는 핑계로 이순신을 죽이려고 했으며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 걸출한 인물들을 탄압하기 일쑤였다. 수많은 백성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태로운 상황에서 잘못된 명령을 내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한마디로 무능을 넘어 교활한 위정자의 작태를 일삼게 된다. 
전란으로 인해 국토가 황폐화되고 백성의 삶이 도탄에 빠진 때에 임금이란 자리보전에 급급한 모습은 민심을 떠나게 만들었다. 그런 상황을 잘 아는 선조를 비롯한 사대부 위정자들은 명나라를 앞세우는 수작을 부리게 된다. 명나라가 조선을 살렸다. 명나라가 우리를 구해주었다는 언설은 주체적인 내부의 힘을 억누르고 외부에 의존하게 했다. 그 과정은 이후에도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다. 쇠퇴하는 명나라를 계속 떠 받드며 흥기하는 청나라를 무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정묘.병자호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말뿐이 북벌론으로 백성들의 삶과 동떨어진 당쟁을 일삼는 단초가 되었다. 
이렇듯 선조는 임진왜란의 수습과 피해 회복에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방향을 고집하여 조선이란 나라를 명나라에 더욱 복속시켰다. 명나라 군대의 상시 주둔을 허락하려고도 하였다. 이때부터 대외 의존적이며 사대주의가 더욱더 기승을 부리고 발호하기 시작한다. 그런 여파는 구한말까지 이어지고 더 나아가 현재까지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지금은 현대사의 굴곡속에 상황이 변하여 친미주의가 임진왜란 당시의 재조지은에 버금가는 위치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가 마치 미국이 준 선물인양 인식할 정도로 추앙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그러한가?
임진왜란 당시에도 우리 조상님들의 헌신이 전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었듯이 지금도 대한민국의 성장은 온전히 우리 국민의 노력이자 몫이다.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 그런데도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은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잃어버리는 처사이다. 자체 생명력을 잃게 되는 것과 진배가 없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주성을 회복해야 한다. 임진왜란 때의 재조지은 같은 터무니없는 쓰레기 같은 생각 때문에 조선 후기가 너무도 암울한 시대였음을 다시금 상기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외세 의존적인 나라가 돼어서도 안되며 그럴 수도 없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