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김미희 에세이
어딘가로 향해 나아가는 것
  • 안산신문
  • 승인 2023.04.26 09:32
  • 댓글 0
김미희<소설가>

 독서포럼의 지인은 스스로 뭔가에 꽂히면 그것에 너무 심하게 심취한다고 했다. 10여 년간을 알고 지내면서 그녀가 어딘가에 빠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그림에 빠지는가 하면, 아이돌 가수에 빠져 열광하기도 했다. 어느 날 그런 것이 부질없다고 느낀 그녀는 불교 공부를 한다고 했다. 불교 경전만 독서하는 줄 알았는데, 스승을 모시고 본격적인 불교 공부를 한 지 1년이 되었다고 했다. 육식을 멀리하고, 아침, 저녁 예불을 드리며 공부에 매진하느라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니 몸무게나 10kg 이상 빠졌다.
 “우리가 정말 보길 원하는 것은 강한 의지로 이르는 자기 초월이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그녀의 삶은 우리와 다른 세계로 향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바른길로 길들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수행이라고 한다. 그녀의 외관상 변화가 아니라 깨달음의 깊이가 이미 광대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공부는 도착이 아니라 계속 성장한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부럽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 우리의 독서는 소설가 최인호의 <길 없는 길>이었다. 전 4권에 달하는 우리나라 불교의 선종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최인호는 초파일을 앞두고 성철 스님이 말한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고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주려고 오셨습니다”라는 법어를 신문에서 읽고 매우 놀랐다고 합니다. 자신의 눈을 뜨게 해주는 결정적인 문장(文章)을 읽고 천주교인인 최인호는 <길 없는 길>을 통해 우리나라 선종의 대가인 경허(鏡虛. 1849-1913) 대사 일대기를 세밀하게 연구했다.
 20여 년 전에 읽은 내용이어서 쉬워질 줄 알았으나 낯선 불교 용어의 어려움과 부처의 궁극적인 깨달음을 알아가는 길은 난해했다. 이성의 논쟁을 초월하여 내 안의 구도 여정과 깨달음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안에서 깨달은 한 문장이 내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모습이나 환경에 의해 평가하지 않고, 진실한 불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 구도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인생의
 34주년이 된 <안산신문>도 이 길 없는 길을 만들어 왔다.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안산 지역에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났다. 시련이 와도 지지 않고 꿋꿋하게 34년의 전통을 쌓아 온 안산신문의 여정에 박수를 보낸다. 필자도 안산에서 36년째 살면서 안산신문의 탄생을 지켜 보고, 안산신문을 통해 지역의 정보와 정서를 알 수 있었다.
 요즘은 신문이라는 매체가 과거에 비해 정보 전달이나 파급력, 매체로서의 신뢰나 책임 등에 있어 그 영향력이 많이 축소되었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정적인 글보다 동적인 영상을 더 선호하는 성향으로 인해 신문의 중요성은 나날이 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신문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영리를 추구하는 동시에 공적 업무를 수행하기에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올바른 의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일이 언론이라는 공적 업무의 영역에 있기에 언론사가 공기관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말하는 진실은 검색창보다 깊이가 있다. 신문을 읽으며 사색하는 나를 동시에 발견한다. 대학 시절 학보사에 일했던 기억을 살리며 이 한 장의 신문이 내 손에 올 때까지 편집진의 노고에 감사한다. 세상의 소식, 안산의 소식, 가치 있는 정보, 사람사는 일들로 행복한 안산신문을 보며 미소 짓는다. 안산신문 창간 34주년을 맞이한 안산신문이 앞으로도 정확한 정보와 아름다운 기사로 더 멋진 세상으로 향해 나아가기를 기도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