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규<안산시민>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국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회의원의 대의활동(代議活動)을 보장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헌법 제 44조를 보면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 동의가 없거나 석방요구가 있는 경우에 체포.구금으로부터 자유를 내용으로 한다고 명기돼 있다. 그러나 현행범인이 아니어야 하고, 회기 중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단순히 말하면 불체포특권은 힘과 권력을 앞세워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 드는 독재자를 막기 위한 것이다. 불체포특권이 전제하고 있는 상황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비상사태를 말한다.
따라서 누군가가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을 독재로 몰아 넣으려는 시도를 한다면 그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불체포특권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불체포특권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불체포특권이 부패 정치인의 방패막이가 되는 경우를 마주한다. 이런 남용 탓에 특권을 폐지하거나 포기하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편으론 우리나라가 불체포특권이 필요 없을 만큼 의회민주주의가 정착되었고 권력이 공정하게 집행되는지 의문을 제시하는 이도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현명한 방법은 불체포특권에 대한 축소나 폐지를 논하기 전에 올바른 기준을 적용하고 남용을 막아 본래의 의미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헌법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의 예외로 두 개의 특권을 부여 한다. ‘대통령 불소추특권’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다.
여론조사결과 불체포특권 폐지에 찬성하는 응답이 57%로 절반을 넘는 반면 불체포특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에 머물고 있다.(한국갤럽)
다시말해 국민들은 불체포특권이 대의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보다는 부패 정치인의 방패막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많은 국회의원은 물론 대선 후보였던 유력 정치인이 급히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가 되어 불체포 특권을 본인 방탄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리, 법치주의 따위를 그 기본 원리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평등권’중에는 “법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의미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평등권’을 초월한 헌법적 권한을 부여한 데에는 독재로부터 국민 모두의 민주주의를 지키라는 책임과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불체포 특권이 힘과 권력으로 인한 독재로부터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 일 수 있지만 의회민주주의가 위험하지 않음에도 남용되어 부패정치인을 위한 방탄으로 활용된다면 오히려 의회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지는 극약처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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