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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시]차비
  • 안산신문
  • 승인 2024.04.0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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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여<시인>

당신이 저승으로 가실 때
당신께 차비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뭇사람들 시선 속
누워있는 당신의 모습만
옆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마음속으로 편안히 가시라는
말 밖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이승에 계실 때
가끔씩 찾아뵙고 돌아오는 길
항상 버스정거장까지 바래다 주셨지요
돌아서면서 계면쩍은 듯  
꼭꼭 접으신 파란 지폐 한 장을  
제 손에 꼬옥 쥐어 주고는
어서 가라 잘 가라고
손짓으로 작별하셨지요

당신을 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 드릴 때에는
저는 정작 당신께 노잣돈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바람타고 구름타고 훨훨 날아가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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