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아파트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서로 힘을 모아 ‘에너지절약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어 화제다.

성포동 주공10단지와 11단지, 선경아파트, 예술인아파트 등 성포동 4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지난 6월부터 전기와 가스 사용량을 줄이는 ‘자린고비 에너지 다이어트’를 실시중이다.

단지별로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이라는 모임까지 만들어 활동중인데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안산YMCA, 풀뿌리환경센터, 안산의제21 등 지역내 시민단체들은 이들 아파트단지와 에너지절약 마을만들기 협약을 맺고 에너지절약 생활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주공10단지 전기 절약순위 전국 2위에 뽑혀
성포동 주공10단지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홍옥자씨는 지난 6월 50여 세대 주민들과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이라는 에너지절약 실천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회원이 70~80세대로 늘었는데 전체 1380세대 중 10%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선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아예 뽑거나 멀티탭(multitap)으로 교체해 쓰지 않아도 소모되는 ‘대기전력’을 크게 줄였다. 또 수돗물과 가스도 헤프게 쓰지 않는 것을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전기 소모량이 많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자며 회원들과 공동으로 방충망을 설치해 왠만해선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생활한다.

이런 노력 결과 성포 주공10단지는 에너지시민연대(www.enet.or.kr)가 주관하는 ‘에너지절약 100만가구 운동’에 참여하는 전국 초록에너지아파트 중에 전기를 가장 많이 절약한 아파트 순위에서 지난 5~6월 연속 2위를 기록했다. 6월의 경우 전체 1380세대의 절약량이 가구별로 평균 12.0kwh에 이른다. 가구별로 평균 1.9kwh를 절약한 선경아파트(1768세대)는 전체 12위를 차지했다. ‘초록에너지아파트’에는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74개 아파트가 참여하고 있는데 매달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절약 실적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시민단체와 에너지절약마을 협약 체결
예술인, 선경, 주공10단지는 지난 4월18일 시민단체들과 함께 ‘에너지마을 협약’을 맺고 5월말까지 단지별로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이라는 실천회원을 100가정씩 모았다.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은 오는 10월까지 지난해에 견줘 전기사용량 20% 줄이기 운동을 진행중이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사업도 아파트별로 다양하게 전개중이다. 예술인아파트는 쓰지않는 플러그뽑기, 정수기 온수 사용안하기, 불필요한 조명등 끄기를 절약실천 3대 과제로 정해 생활화하고 있다. 5~6월 전기사용량을 모니터 한 결과 이 운동에 참여하는 100가정 중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가정이 절반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선경아파트도 참여 100가정 중 절반에 가까운 49가정이 5~6월 전기사용량을 지난해보다 줄였고 7월엔 노인정에서 ‘지구온난화와 에너지절약’을 주제로 주민교육도 실시했다.
이 두 아파트는 이달 말 용인 에너지절약체험관을 방문하는 ‘에너지절약 여행’도 함께 떠날 계획이다. 주공10단지는 매달 전기·도시가스 사용량을 가장 많이 줄인 10가정을 뽑아 자체적으로 멀티탭(multitap)을 상품으로 주고 있다.

◇에너지의 날 맞아 에너지 절약 다채 행사
에너지절약 운동을 하고 있는 성포동 4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에너지의 날(8월22일)을 맞아 오는 20일 오후 6시부터 성포예술의 광장에서 ‘불을 끄고 별을 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에너지 절약 행사를 개최한다.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안산YMCA, 풀뿌리환경센터, 안산의제21 등 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이번 행사에선 에너지 절약 의지를 다지기 위해 밤 9시부터 5분간 소등행사를 갖는다. 성포동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앞장을 서고 안산시민 모두가 참여해 저녁 9시부터 5분간 전기 불을 끄고 에너지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자는 취지다.

소등행사에 앞서 시립국악단의 공연에 이어 성포동 에너지절약마을 만들기 선포식과 환경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특히 이날 공연은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화려한 조명이나 음향을 없애고 사람의 목소리와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언플러그 콘서트’로 진행된다.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유미화 사무처장은 “성포동 4개 아파트단지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전기에너지 20% 절약하기, 아파트별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 구성 등의 활동을 하고 있고 시민단체는 매달 에너지절약 프로그램 제공, 에너지절약 관련 현장견학 등을 주도하는 풀뿌리 운동으로 ‘에너지절약 공동체’를 함께 일궈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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