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지방화의 큰 흐름 속에서 지역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본격화되면서 지방자치를 통한 지역간의 다양한 경쟁이 시작되었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지역적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인 전략과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지역마케팅 전략’을 적극 도입해 성공한 국내외 사례를 집중 조명한다. 특히 현재를 살아가는 이 시대뿐만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에게까지 물질적 풍요로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전해주기 위한 노력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안산 지역의 특별한 지역성에 기반한 도시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다.

1. 지역에 답이 있다 - 안산지역의 독특한 매력 만들기(에필로그)
2. 버려진 땅에서 희망의 가치를 되찾다.
- 박물관 하나로 지역을 살린 영월
- 자그마한 섬에서 한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남이섬
3. 지역공동체로 농촌을 살린 한드미 마을과 슬로베이나 농촌마을
4. 스토리텔링에 길이 있다.
- 아픔의 역사를 승화시킨 노바고리차
-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베로나
5. 깨끗하고 맑은 자연으로의 여행
- 모터소리가 들리지 않는 블레드
- 스위스 그림젤패스
6. 랜드마크도 상품이다.
- 여름음악제를 통해 루체른을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킨 KKL
- 세계적인 건축가의 건축물을 통해 온천도시로 거듭난 바트블루마우
7. 세계적 관광지에 만족하지 않는다.
-밀라노와 베네치아의 새로운 실험
8. 버려진 시화호를 생태 해양 관광지로...
-오염의 대명사 시화호를 생태해양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방안 모색

안산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자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과 지식기반시대의 도래라는 세계화속에서도 지역은 공동체를 통한 발전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방자치라는 분권화시대에 자립형 지방화를 이룩하는 한편, 분권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활력을 살리는 역량과 도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 마케팅은 한마디로 설명하면 ‘살림의 정신’에 바탕을 둔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즉 안산 지역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안산을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두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지역마케팅의 관점에서 현재 안산을 살펴보면 개선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지역 슬로건만 하더라도 ‘시민이 행복한 복지 안산’을 내걸고 있다. 한때는 ‘문화관광의 도시’ ‘해양생태 도시’ ‘국제도시’ 등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슬로건에서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를 표방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다.
지역축제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자체와 주제와 내용이 비슷하다보니 ‘먹거리와 관람’으로 그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항상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낭비”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이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다.

△안산만이 보유하고 있는 특별하고 독특한 아이템을 통해 '지역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화장유원지 전경)

개성이 살아있는 안산을 만들자

안산은 개발독재 시대에 국가에서 대규모 산업정책을 펼치면서 수도권의 공장지역이라는 제조업 중심의 지역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죽음의 호수 시화호라는 환경오염 대명사가 덧붙여 지면서 안산의 이미지는 얼룩졌다.
안산은 이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문화관광의 도시’ ‘첨단산업의 도시’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지역 슬로건은 경기도 대부분의 지역이 한결같이 내세워 지역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를 시련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과연 안산시가 지향점이 동일한 다른 지방자지단체와 같이 색깔없는 지역색과 행사의 유혹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뭔가 다른 지역을 만들 수 있는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탈출구는 있다. 바로 ‘지역마케팅’이다. 지역마케팅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개념인 것이다.
‘지역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문화를 창조하는 한편, 지역사회를 통합하는 차별화된 매력적인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매력적인 지역이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하고, 자주 가게 되고, 오래 머물게 된다.
지역의 매력 창출! 바로 이것이 지역마케팅의 핵심 과제이다.

지방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

지금까지 지역마케팅은 대부분 안산시가 주도해왔다. 그리고 ‘지역마케팅’의 무게도 별망성예술제와 성호문화제, 거리극축제와 같이 지역 주민의 자긍심 고취와 문화 서비스 제공 등 지역 정체성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마케팅의 초점이 변화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민간 차원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관이 주도한 ‘지역마케팅’은 전시행정으로 인한 예산 낭비, 관료주의에 의한 행정 집행의 폐해를 빚기도 했다.
수십년동안 카니발 축제를 진행해온 이탈리아 베네치아 당국이 3년전부터 민간영역에 축제 기획과 주관을 맡긴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적인 도시인 뉴욕에서도 민간의 비영리 파트너쉽 조직인 ‘NYC&Company'를 뉴욕 시정부의 공식적인 마케팅 조직으로 삼아 민간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결합은 일종의 공공마케팅으로 민간의 친근한 이미지를 시정부에 결합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홍콩은 슬로건인 ‘아시아의 세계도시(Asia's World City)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정부 내에 전략개발위원회를 두고 국제적인 컨설팅 회사 및 여론조사기관 등과 파트너쉽을 구성해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블레드시도 관광위원회(Bled Touristc Board)를 조직해 지역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조직에는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등 민간 전문가집단과 상점이나 호텔주 등 상인집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도 ‘모든 것을 관 주도로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민간부분의 책임의식을 믿고 민간부분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안산시는 대부도와 시화호라는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춰 해양관광산업의 메카로 성장 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 마케팅’ 어떻게 할 것인가?

지역마케팅은 이제 지자체의 피할 수 없는 생존전략이다. 문제는 누가 더 빨리, 효율적으로 이를 활용하는냐이다.
우선, 좋은 테마를 빨리 선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작아 각 지역의 기후와 토양 조건 등이 매우 비슷하다. 이 때문에 비슷한 테마를 지향할 경쟁자들이 많다. 좋은 주제는 언제라도 남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선점해야 할 것은 주제 이외에도 색깔, 동물, 외국 등 다른 지자체의 차별화 요소를 명확히 해야 한다.
강원도 영월군은 4만명에 불과한 인구에도 불구하고 20여개의 박물관을 통해 지역마케팅에 성공해 한 해 150만명이 다녀가는 대표 관광도시로 급부상했다.
광명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음악의 지역’을 선언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음악산업의 중심지역으로 자리잡았다.
공동마케팅도 적극 검토, 실행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관광안내서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자기 지역만 설명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안내는 1박2일 정도의 상품 개발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안산만을 상품화 할 경우 3박4일이나 4박5일의 제대로 된 여행상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런데 근처의 화성과 시흥, 수원 등을 연계하는 종합 선물세트를 만들면 보다 다양한 코스로 긴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처럼 공동 마케팅은 단순히 산술적 합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과거를 잊지말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라

안산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전설’ 하나하나, ‘역사’ 하나하나가 소중한 기록이고 자산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모아서 상품화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사와 전통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태리 베로나지역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전통에 기반한 이이템을 집중해 관광도시로 급부상한 것도 좋은 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효자가 없는 곳이 없고, 지역특산물이 없는 곳이 없다. 모두 인심 좋고 대다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내가 자기고 있는 비슷비슷한 자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남들이 선점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함평 나비축제도 지역 자산의 경쟁력 강화라는 과거 자산으로부터 출발한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자산의 개발과 마케팅으로 성공한 경우다.
지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명히 새로운 시도와 실험이 있어야만 한다. 특히 지역마케팅에서 이제는 남들이 먼저 한 것을 따라하는 실습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실험을 하는 지역에 기회가 주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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