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산업화시대에 국가에서 대규모 산업정책을 펼치면서 제조업 중심의 공단지대가 형성되며 조성된 계획도시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이 곳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온 지역민들이 있다. 농촌지역이 도시에 동화돼 지역의 특성화를 잃어버리고 있는 시점에서 ‘공동체 마을 운동’을 통해 ‘살기좋은 농촌마을 만들기’에 성공한 충북 단양의 한드미 마을을 조명한다. 또한 차별화된 관광농원 전략을 통해 체험형 농장으로 탈바꿈한 슬로베니아 블레드지역의 농촌마을을 소개한다. 이 사례를 통해 대부동과 안산동 등 농촌지역에 새로운 변화의 단초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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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직접 제작한 홈메이드(Home-Made) 제품을 통해 도시와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슬로베니아 ‘블레드 농촌 관광농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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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공동체 ‘단양 한드미 마을’>
소백산 자락 고즈넉한 곳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산골 한드미 마을. 산과 들, 계곡, 천연 동굴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흥미롭고 즐거운 체험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한드미는 ‘큰 들’을 뜻하는 ‘한들’에서 이름이 비롯됐다.
행정구역으로는 충북 단양군 가곡면 사평2리, 대대1·2리, 어의곡 1·2리 다섯 마을이 모여 한드미권역을 이루고 있다. 2000년 마을가꾸기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곳에 33가구만 살고 있었지만 이후 12가구가 귀농해 45가구가 정착해 살고 있다.
한드미마을이 이농과 고령화라는 농촌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마을로 탈바꿈하기까지는 2000년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한 정문찬 이장이 중심에 있다.
■ 우리는 농촌으로 유학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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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찬 한드미마을 이장이 농촌유학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당장에 학생들이 없어 마을의 분교가 폐교될 위기에 처하자 그가 생각한 것이 바로 농촌 유학센터다. 일본의 산촌유학제도를 마을의 실정에 맞게 도입한 것이다.
농촌유학센터는 선생님 한 명당 4~5명의 학생이 배정되고, 컴퓨터는 물론 미국·필리핀 등지의 원어민 교사를 채용해 대도시 못지않은 외국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여름 예비캠프에만 130여명이 참여했으며, 입학 대기자만해도 30명에 이른다. 폐교위기에 처했던 분교 학생수 35명중 24명이 유학생이다.
■ 생태마을이 미래의 방향이다-돌담 쌓고 잔디 덮고
“농촌개발사업은 아직도 진행형이기에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방향은 여전히 생태마을이다. 생태마을이 대안이고, 미래의 방향임은 너무 자명하니까. 어떻게 차별화해서 생태마을을 제대로 만들 것인가가 문제다”
아직 진행 중이기도 하지만 이미 첫발을 뗀 생태마을로의 변신. 그러나 정문찬 이장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시멘트를 걷어내고, 새마을운동때 만들어진 벽돌담을 모두 돌담으로 만들었다. 오폐수관을 묻고 전신주 지중화 사업도 진행했다. 꾸준히 마을 가꾸기 사업을 실시해 온 것이다. 그러나 옛 것을 보존해 농촌의 전통적 가치를 훌륭하게 활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90년 된 물레방아는 물론 빨래터, 연탄창고, 물길 등을 복원했다. ‘옛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게 정문찬 이장의 설명이다.
■ 한드미마을의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
여기에 테마별, 유형별, 계절별로 독특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키우고 있다.
테마별로는 고구려테마체험(온달관광지탐방, 삼굿구이, 농촌올림픽), 뗏목테마체험, 가마솥테마체험, 아토피테마체험(황토염색, 도꼬마리약초로 마사지하기, 오이스킨 만들기, 곡물뻥튀기) 등이 있다.
유형별로는 산촌문화(고로쇠수액 채취 및 시음, 산나물 채취, 소백산 삼림욕), 농촌농사(우렁이 입식하기, 고추.옥수수따기, 논바닥 썰매타기), 생태관찰(향토어류 방류하기, 풀벌레소리 듣기), 전통음식(진달래화전부치기, 떡매치기, 곶감만들기)등이 있다.
여기에 봄(씨앗뿌리기, 모내기), 여름(계곡물놀이, 물고기 잡기, 수박따기), 가을(밤따기, 벼베기, 단풍카드 만들기), 겨울(꽃 누르미, 솟대 만들기, 감자 구워먹기)등 계절별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체험거리를 통해 사계절 즐길거리를 관광객들에게 제공해 마을 수익을 창출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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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창고도 한드미마을에서는 관광명소다.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목조건물에서 사진을 찍는 등 한드미마을에서 농촌의 향수를 느끼고 간다. | ||
■ 지역공동체가 성공 열쇠
한드미 마을은 이제 전국 관광명소가 됐다. 한드미 마을에 대한 소문은 청와대 담도 넘었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한드미 마을을 찾았다.
대통령이 찾은 마을, 다른 사람들이 찾지 않을 리 만무한 일이다.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찾아왔다. 작은 마을이지만 2003년도에 2700명, 2004년도에 7000명, 대통령이 방문했던 2005년에는 1만7000명으로 방문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만350명이 한드미마을을 방문했다.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농촌공동체가 존재한다.
마을 공동사업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들로부터 동의를 구하고 마을 전체 주민들이 역할분담을 한다. 또한 마을 주민 전체가 주주이자 조합원이어서 자신의 역할과 출자금액에 따라 이윤을 배분한다. 이렇게 벌어들인 금액이 작년에만 4억5000만원이다. 한 가구당 1000만원 이상의 가외 소득이 생긴셈이다.
정문찬 이장은 “전체 주민이 공동으로 참여해 농촌생활의 보람과 소득증가도 얻고, 더불어 마을공동체도 이뤄졌다”며 성공배경을 설명했다.
<슬로베니아 ‘블레드 농촌 마을’>
1991년 내전을 거치며 유고슬라비아연방으로부터 독립한 슬로베니아. 인구 200만명의 작은 이 나라의 북서부에 위치한 블레드(Bled)시의 조그마한 관광농장이 전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관광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요제 눌시(Damjama Joze Nulcj)씨는 남편이 대대로 물려받은 농장을 11년전 숙박이 가능한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나 관건은 농장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도시와는 차별화된 숙식과 볼거리를 제공하느냐는 것이었다.
고민의 결론은 농장에 맞는 차별화 전략.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농촌만의 것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재를 사용해 객실 12개를 마련했고 가정에서 직접 생산하고 가공한 유기농산물을 제공했다.
일명 홈메이드(Home-Made)상품을 통해 도심과는 차별화된 먹을거리를 통해 농촌 고유의 자원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요제 눌시가 거주하는 이 시골마을은 현재 40가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25년전 20개에 달하던 농장이 4곳으로 축소됐으며, 이중 2곳만이 차별화에 성공해 관광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농장에는 인근 이태리, 독일, 스위스는 물론 이스라엘, 한국, 일본 등에서 매년 2,000~3,0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숙박을 하며 농촌체험을 하고 있다.
에바 스트라브스 프도가(Eva Stravs Podlogar) 국립 슬로베니아 관광위원회 의장이자 블레드시 관광위원회 위원장은 “블레드시를 찾는 전체 관광객중 3%만이 관광농장을 찾고 있지만 농촌만의 재미를 찾으려는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히고 “이는 블레드가 표방하고 있는 그린투어리즘(Green Tourism)이 성공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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