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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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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벽과 비닐 하우스에 ‘선거때는 굽신굽신…, 화장터 들어오면 우리는 다 망한다…, 화장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의 글이다. 추모공원이 들어서는 것을 결사 반대한다는 의사표현이다.
한동안 조용하던 안산이 추모공원 건립 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졌다. 안산시는 기존 공동묘지가 있는 양상동 서락골에 추모공원 후보지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공사착공 등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고 한다.
사실, 안산시민 상당수는 추모공원이 있어야 하는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 태어나면 죽게 마련인데 현실적으로 매장할 땅도 부족한데다, 화장을 하려해도 가까운 곳이 없어 원정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수원 등 타 지역으로 가게되면 비용도 훨씬 비싸기에 유족들이 겪어야하는 불편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철민 시장도 이 같은 사정을 알기에 취임 초부터 추모공원(화장터)을 반드시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적극추진해 왔다.
그러나 추모공원 후보지가 최종 확정되면서 추진과정에 매끄럽지 않은 면면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우선, 후보지가 확정되기 전 완벽한 비밀이 보장돼야 하는데 시 관계자와 일부 도의원 및 시의원이 이를 먼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불거졌다.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이미 후보지가 확정됐던게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는 원인중에 하나가 이 같은 후보지 들러리 론이다.
여기에다 얼마전 김철민 시장이 후보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의 태도도 주민들은 문제삼고 있다. 김 시장은 최근 추모공원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만 낭독한 뒤, 브리핑 룸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차대한 사항의 발표라면 당연히, 추모공원의 당위성이나 위치 선정과정, 앞으로의 행정절차와 주민설득 등을 소상히 설명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응하고 부족한 부분은 관계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답변했어야 했다.절차와 과정에 의심을 품는 빌미를 준꼴이 돼버리고 만 것이다.
추모공원 건립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데는 지역 정치권의 이해 관계와도 연결돼 있는것으로 보인다. 추모공원 후보지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민주당 김영환 국회의원과 정승현 시의원 등이 후보지 백지화를 요구하며 정치적 행동에 나섰다.
추모공원이 안산의 얼굴인 고속도로 입구에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들과 뜻을 함께 하겠다고 한다.
김 의원은 김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어서 이들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정치적 동거냐 아니면 별거냐로 판가름 날수도 있다.
같은 지역구인 한나라당 지역 위원장인 송진섭 전 안산시장과 김제연 전 도의원도 추모공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김 시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어찌보면, 700억 원이 들어가고 화장로 6기와 봉안당 3만위를 갖출 예정인 안산추모공원 사업은 급히 서두르기 보다 주민과 정치권과의 원만한 소통속에 건설함이 타당한 지도 모른다.
박주원 전 시장이 한때 복합 돔구장 건설을 시도하면서 일부 정치권과 주민과의 마찰이 있은지 얼마 안돼 이제는 추모공원이라는 복병을 만나 안산이 또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시장은 지금이라도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하고 반대 주민들 역시 마음을 열고 자유로운 대화가 필요할 듯하다. 본인이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주민이 행복한 복지 안산' 을 위해서라도 꼭 그래야 한다.
안산이라는 도시가 나쁜 이미지로 언론에 부각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제영 시인/기호일보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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