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그런데 최근 이런 상식을 뒤엎는 통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연구하여 공개한 ‘지역별 건강수명 형평성 분석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보면, 건강한 노후를 돕는 요인이 자연적 환경에서 문화, 경제적 환경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나온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병치레를 하며 힘들게 사는 노후 기간을 뺀 수명/ 태어나서 건강한 삶을 유지한 기간)의 전국 평균은 71.29세였습니다.

건강수명이 제일 높은 지역은 서울로서 73.89세를 기록하였고, 이어 대전이 72.85세, 경기가 72.58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대표적인 ‘청정지역’인 제주, 경북, 강원, 전남의 건강수명은 최하위권에 들어갔는데, 특히 전남은 68.34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그런데 이 건강수명 자료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전국의 기대수명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농촌의 노인들은 더 오랜 기간 각종 질환을 앓고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서울은 건강수명에 이어 기대수명에서도 1위(80.39세)를 차지하였는데, 그 차이는 6.51세였습니다. 즉 서울의 노인들은 평균 6-7년 동안 병치레를 하시다가 돌아가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기대수명에서 2위(79.30세)를 차지한 제주도의 경우,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무려 9.72년이나 되었습니다. 제주 여성들의 경우는 특히 더 안 좋아서, 그 차이가 무려 12세나 되었습니다. 또한 전남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9.41년,강원은 8.60년이나 되었습니다.

이 통계자료대로라면, 현재 농촌은 급증하는 고령자들의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농촌의 고령 환자들이 급증하는 원인들 중에는, 도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의 의료환경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보건복지부의 2010년 지역건강통계에 따르면,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서울의 경우 인구 1천명당 2.86명의 의사가 있지만, 건강수명 최하위인 전남은 1.66명에 불과했고, 제주는 1.68명, 경북은 1.53명이었습니다.

게다가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한번 쓸고 가면 초토화되는 농촌 경제를 고려하면, 농촌의 노인들은 아파도 함부로 병원에 갈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농촌과 관련해서는 FTA를 비롯한 많은 현안들이 쌓여 있지만, 고령화된 농촌 인구에 대한 복지 문제도 시급합니다.

사실 농촌의 복지문제는 국가 안보 및 경제적 관점에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도시와 농촌의 경제적 격차가 더욱 심각해져서 농촌경제의 기반이 무너지게 되면, 황폐화되는 농촌은 누가 관리, 보존하겠습니까?

반대로 더욱 심해질 도시의 실업난과 과밀화는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도시에는 급증하는 실업자들로 인한 각종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게 되고, 농촌은 결국 제3세계의 사람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치안 및 안보상의 문제도 등장하게 됩니다.

이순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의 ‘농촌지역 국제결혼실태와 여성결혼이민자 지원 방안’이라는 2007년 연구논문을 보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 가운데 10명 중 4명 정도(35.9%)가 외국 여성과 혼인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농촌은 외국 젊은이들의 도움을 받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현재 농촌은 도시보다 ‘국제화’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을 더욱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제결혼이나 국제화의 흐름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국제결혼은 계층 및 지역 간의 격차문제를 인종적인 문제로 비화시킬 위험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가 단순한 상상이 아님은 이미 2005년 파리폭동에서 증명되었습니다.

이제는 국가적으로 농촌을 도울 실제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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