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환규 안산시청 공보관

지난 11월 어느 날, 선부동에 위치한 신토불이 두부 마을 식당의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일하는 분들이 모두 할머니이다.

이곳 식당의 모든 메뉴는 매일 아침, 할머니들이 국산 콩을 갈아 직접 만든 싱싱한 두부로 만들어진다. 두부 김치에서부터 두부 해물전골까지 요리도 다양하지만, 할머니들의 인심만큼이나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안산시 ‘노인 일자리 사업’ 홍보를 위해 점심을 먹을 겸 현장을 방문한 나에게 한 할머니가 음식을 내놓으며 “맛있게 드세요.” 하시며 웃음을 짓는다. 친절해서 좋은데, 할머니보다 젊은 내가 앉아서 대접받고 있으려니 좀 미안해진다.

일하기에 약간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조심스럽게 “할머님 힘드시죠.”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정색을 하신다. “내가 전엔 머리카락이 다 빠질 정도로 몸이 안 좋았어요. 몸이 아픈데다 머리카락이 빠지니까 우울증도 왔었고, 근데 일을 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우울하던 기분도 싹없어졌어요.” 이곳에서 일하며 건강을 찾고, 친구가 생기면서 성격도 밝아 졌다는 올해 66세인 조길순 할머니. 할머니에게는 안산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문을 연 이곳이 일자리이자 제2의 삶을 준 고마운 곳이다.

노인의 경제적 빈곤 해결과 활기찬 노후 제공을 위한 안산시 ‘노인 일자리 사업’이 어르신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

안산시 ‘노인 일자리 사업’은 일하기를 희망하는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공급해 소득창출과 사회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 시의 ‘노인 일자리 사업’은 사회 공헌형 사업인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과 시장 진입형인 인력 파견형, 시장형 등 5개 유형 42개 사업으로 총 31억 원이 투입돼 추진되고 있다.

시는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를 위해 2012년 대비 예산은 10억 증가, 일자리는 104명이 증가한 총1,551명으로 확대하였고, 내년에는 사업비와 일자리를 큰 폭으로 높여 지속 가능한 생산적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안산시의 노인 일자리 사업은 타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생산적 복지에 초점을 맞춘 시장형 사업이 많다.

단순한 봉사차원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직접 사업을 하고 그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참여형 사업이 많은 것이다. 두부 마을 식당도 이런 차원에서 문을 열게 되었고, 10분의 할머니들의 소중한 일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00만 명을 넘어서고 4년 후면 명실 공히 고령사회가 된다. 2026년이면 6명중 1명이 65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산시도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51,157명으로 시 전체 인구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 복지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노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나의 미래를 돌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산시의 독특한 ‘노인 일자리 사업’은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 여러 번 보도되었고, 취재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덩달아 방송을 본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져 두부 마을 식당 할머니들도 바빠졌다고 한다. 점심밥 값은 톡톡히 치른 셈이다.

여환규 안산시청 공보관  webmaster@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