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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방어를 내려놓는 연습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3.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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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불거진 학교폭력의 실태는 우리 아이들의 어두운 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괴로워하던 아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들끼리 놀다보면 싸울 수도 있는 일’이라며 가볍게 넘겨버리기엔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사실 학교폭력이라는 것은 최근에 들어서 생겨난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은 오래전부터 소위 ‘이지메’라고 불리는 ‘왕따현상’으로 계속해서 몸살을 앓아왔습니다. 그리고 학교와 사회는 왕따현상을 근절하고자 대책을 마련하고 계도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현상은 사그라지지 않고 학교폭력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현상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유들을 종합해보면 바로 ‘자신이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한 아이를 희생양으로 삼아 왕따를 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한 반에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의 곁에는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 아이와 함께 노는 모습이 포착되면 그 즉시 함께 왕따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교에 소문으로 돌게 됩니다. 그러니 자신이 왕따가 되지 않으려면 원하지 않아도 왕따현상에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왕따 현상에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 아이들의 심리는 본능적인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약점이 다른 아이들에게 드러나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한 자기 방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왕따 현상에 가해자로 동참하는 아이들도 사실은 자신을 왕따 현상에서 보호하기 위해서 반대로 공격적이 되어갑니다.
 왕따현상은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것은 직장이나 동네 이웃들 사이에서 또는 직장 안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직접적인 감정을 숨기고 은근한 왕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는 자신이 불리해지지 않기 위해서 자기 방어를 하는 어리석음에 빠집니다.

성경에 보면 베드로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자기의 스승인 예수님이 붙잡혀서 죽게 되었을 때, 그 뒤를 쫓아갑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에게 ‘너 예수의 제자 맞지?’ 그랬을 때, 그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심지어 자기 스승을 욕합니다. 일단 살고 보자는 본능적인 자기 방어의 태도로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차가운 시선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당장은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크게 후회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통곡합니다.

여러분들에게도 내 자신을 압박해 오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보호하려는 자기 방어의 본능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방어의 태도를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왕따의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나, 스승을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불리한 상황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전전긍긍하던 여러분들의 모습이 한층 더 여유로워 지고 평안해질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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