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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화장보다 굵은 땀방울이 아름답다
  • 안산신문
  • 승인 2022.01.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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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화장은 했지만, 훈련이 만드는 굵은 땀방울에 언제라도 화장이 지워질 듯한 모습! 웬만한 사람들 같으면,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을 모습이겠지만, 선수들은 카메라가 얼굴을 들이미는 그 순간에도 당당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땀방울을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그 모습이 그들에게는 가장 당당한 모습이기 때문일 겁니다.
  또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도배사로 일하는 한 청년을 보았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볼 때 이 청년의 지난 삶은 지금의 직업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외고에 이어서 모두가 선망하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자신의 전공에 맞는 일에도 종사했습니다. 그러나 자기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이 청년은 도배사라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합니다. 20대의 꽃다운 나이! 자신을 꾸미고 싶은 생각이 많겠지만, 사람들은 그저 꾸며진 모습보다 작업복을 입고 땀을 흘리며 도배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작업복을 입고 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직업에 맞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꾸미기를 원합니다. 실제로 몇 년 전에는 일용직 아버지가 외아들 상견례에 입고 갈 옷이 없어서, 옷을 훔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물론 남의 것을 훔치는 범죄는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아마 부모라면 그 아버지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인 시선에서 볼 때 번듯한 직장을 가지지 못했거나, 밖에서 몸을 많이 쓰면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자신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녀가 갑자기 오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앞에서 멋지게 옷을 입고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오히려 먼지가 묻고 땀을 흘리고 냄새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더욱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렇게 멋지게 꾸미고 광냈을 때가 아니라,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할 때입니다. 물건을 나르고, 삽으로 물건을 뜨다 보면, 때로는 먼지가 나거나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모습이 바로 자기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이 자녀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여 주기 때문에, 아름다운 겁니다. 그뿐 아닙니다. 그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모습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겉에 보이는 고운 화장보다 최선을 다하고 흘리는 굵은 땀방울에 더 환호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것을 잊어버리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따라서 사람들을 판단할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벽마다, 곳곳마다, 많은 분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분들을 보면서도, 수고하신다는 한 말씀도 드리지 않았는데, 오늘이라도 그분들을 뵈면 이렇게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당신, 당신은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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