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독자 여러분에게 간단한 문제를 내보겠습니다. 제가 10가지 음식을 말씀드릴 텐데요, 그 음식들의 공통점을 맞춰보시면 됩니다. 콩나물, 간장게장, 홍어, 도토리묵, 참외, 번데기, 골뱅이, 깻잎, 산낙지, 미더덕.
  정답은 무엇일까요? 맛있는 음식 목록? 물론 그것도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을 더 찾자면, 세계적으로 한국에서만 주로 먹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나라의 문화마다 독특성이 있는데,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 중 하나가 이 음식문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이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외국인에게 저런 음식을 대접한다면 서로 곤란해질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이번엔 닭고기는 어떨까요? 동서고금에서 공통으로 사랑받는 음식 재료 중 하나는 닭고기 아닐까요? 전 세계에서 닭고기를 못 먹는 사람은 아마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닭고기까지도 문화권에 따라 좋아하는 부위가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닭 다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주로 좋아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닭 다리를 모티브로 만든 과자가 있을 정도이죠.
  반면에 미국인들은 닭 다리를 제일 질 낮고 더럽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에 좋지 않고 질기고 먹기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 외국에 많이 수출합니다. 또 미국의 치킨집에서는 닭 다리를 서비스로 주기도 합니다. 반면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부위는 닭가슴살입니다. 미국인들은 흰 살이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기와 단백질이 가장 많기 때문이죠. 한국인은 닭가슴살이 맛있어서 먹기보다는 주로 다이어트를 하거나, 운동할 때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인식 없이 우리가 미국인 친구와 치킨을 먹는다고 상상해봅시다. 미국인 친구가 닭 다리를 먼저 먹어버리면 아마 여러분을 배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인으로서는 이런 배려가 마치 이기적인 행동처럼 보일 수 있겠지요. 반대로 우리가 미국인을 배려해서 닭가슴살을 먼저 먹는다고 상상해볼까요? 이번엔 미국인 친구가 우리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통하고 교류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면 나눌수록 상대와의 차이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게 되지요. 반면에 소통하지 않으면 오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과연 음식 문제만 그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안에 있는 사회 문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확히 반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 남자와 여자, 동쪽과 서쪽이 50 대 50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또 우리 사회는 다양한 파편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세대별로, 학연별로, 그 외의 다양한 분파로 쪼개져 있죠. 이렇게 갈라지고 쪼개지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더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서 소통한다면, 그동안 심각하게 보였던 문제들이 어느덧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게 달라지는 우리 사회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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