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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별명 부르지 마세요
  • 안산신문
  • 승인 2022.06.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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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여러분은 어릴 때 무슨 별명으로 불리셨나요? 혹시 지금은 어떤 별명으로 불리는가요? 어릴 때 혼자서 살았던 분을 제외하면, 별명이 없던 분은 아마 없으실 겁니다. 보통 어릴 때 별명은 유치하게 이름 가지고 짓거나, 신체적인 특징을 약점 삼아 놀리는 용도로 쓰고는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별명을 서로 부르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죠.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문제의식이 약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별명을 잘못 불렀다가 학교폭력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 대구에서는 동급생을 ‘진지충’, ‘설명충’이라고 불렀던 중학생이 법정까지 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별명으로 인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던 모양입니다. 최근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끼리 별명 부르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성 뒤에 존칭을 붙여 부르도록 교칙을 바꾸었죠. 한국식으로 하면 상대방을 ‘뭐뭐 씨’, ‘무슨무슨 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시각에서 보면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면 왜 일본에서는 별명 부르는 것을 금지했을까요? 그것은 집단 따돌림의 원인 중 60%가 급우들로부터의 놀림에서 비롯됐다고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별명이 신체나 행동이 나쁜 특징을 멸시하려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남의 단점을 놀리기 위해 별명을 부르다가, 그것이 집단 따돌림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도 따돌림의 폐해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가정 형편을 대상으로 한 별명까지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부모의 수입을 가지고 놀리는 일도 있고, 거주하는 아파트 종류나 평수를 가지고 조롱하는 별명이 생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별명으로 놀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집단 따돌림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집단 따돌림을 지칭하는 ‘왕따’라는 단어는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왕따로 생긴 트라우마는 어른이 되어서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우울증으로 이어질 확률도 매우 높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우울증을 앓을 확률을 비교하면 왕따를 겪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1.84배나 높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남을 비하하고 놀리는 습관은 결국 그 당시에도, 그 이후에도 사회적 문제가 됩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 어른들이 먼저 본이 되어야 합니다. 남의 약점을 함부로 들추는 말이나 행동이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보듬어주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약점을 보듬을 때, 아이들이 본받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아이들에게 잘 교육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먼저 아이들에게 남의 약점은 놀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려해야 하는 것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나와 다른 모습을 인정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약점이나 단점으로 생각해서 놀리는 요소들이 사실은 삶의 다른 모습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들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존재를 배척합니다. 옛날에도 지금도 늘 그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할 때, 모두가 바라시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아이들이 서로의 모습을 감싸고 보듬으며 다름을 인정하는 모습을 갖추며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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