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김학중 칼럼
무엇을 하든 방향이 중요합니다
  • 안산신문
  • 승인 2022.10.26 09:43
  • 댓글 0
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보는 이들이 모두 “예술이다”라고 칭찬한다면 훌륭한 작품일까요? 스페인의 한 대학 교수님이 수 년 동안 보관해온 펜을 공개하자,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펜에 새겨진 아주 작은 글자들을 보며, “예술이다”라고 탄식했죠. 마치 고대 유물에 새겨진 글자들처럼, 그 펜은 무척 신기해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펜은 시중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펜이었습니다. 학생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펜이었죠. 그리고 그 펜에 새겨진 내용은 법학과 시험 예상 답안지였습니다. 말 그대로 ‘컨닝펜’이었던 겁니다. 이 컨닝펜을 제작한 학생은 샤프에 바늘을 끼워, 작은 글자를 정교하게 새겼습니다. 또한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볼펜의 잉크심지를 모두 검은색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그의 예술은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컨닝펜은 교수님께 발각되어 압수되었고, 교수님의 서랍장에 방치되는 신세가 되었죠. 
   컨닝펜을 본 사람들은 다들 놀라워하면서도, “저거 만들 시간에 공부를 했다면...”이라고 말했습니다. 컨닝펜을 만드는 것보다, 그 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이죠. 결국 그의 노력은,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컨닝 경험을 공유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예술이다”라고 감탄해도, 다 같은 예술이 아닙니다. 예술도 방향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작가의 혼이 담긴다고 해도, 작가의 의도가 올바르지 못하면 진짜 예술이 될 수 없는 것이죠. 실제로 미술품 시장에 가보면, 진짜 같은 ‘모조품’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얼마나 진짜와 똑같았으면, 전문 감별사들이 면밀히 살펴봐야지만 분별할 수 있다고 하죠. 
   그런데 이 말은, 모조품을 그리는 작가도 굉장한 실력가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마 모조품을 그리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을 겁니다. 어쩌면, 원작을 그렸던 사람보다 더 심혈을 기울였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것은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범죄’라고 하는 꼬리표를 끊어버릴 수 없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생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컨닝펜’과 ‘모조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열정’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본질을 놓치고, 당장 눈앞에 놓인 이익에 눈이 멀었다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가 공부하고, 일하고, 때로는 노는 모든 행위도 방향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정당화가 아니라, 누구를 보더라도 떳떳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맞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눈앞의 결과만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보여주죠. 눈앞의 결과에만 현혹되면, 우리가 더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더 빨리 망한다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당장 시험을 잘 보는 것보다, 자신의 실력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컨닝을 해서 시험을 잘 본 법조인이, 나중에 올바르게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컨닝펜이 서랍장에 방치된 것이, 그것을 만든 사람에게는 훨씬 더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도 지금부터 올바른 일들에 최선을 다해봅시다. 내가 살기보다 남과 함께 사는 길을, 나 혼자 즐겁기보다 모두 함께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해보기를 기원합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