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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에 대하여
  • 안산신문
  • 승인 2023.03.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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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지인의 둘째는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했다. 도시 생활이 복잡하게 느껴져서 젊은 부부는 아내와 아이들만 시골에 전학하고 남편은 안산에서 대천까지 주말 부부로 지낸다. 가끔 단체대화방에 아이들이 시골에서 신나게 노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는 자연만 한 것이 없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 때 시골에 전학시키는 것을 생각은 해보았으나, 실천할 시도도 못 했다. 그들 부부도 많이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자연에서 배우고 노는 것을 택했다. 우리는 모두 그 부부를 격려하고 아이의 성장을 응원했다. 왜냐하면 우리 모임 중에 그 부부가 제일 어렸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사진을 보고 우리는 모두 충격을 금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생이 단 한 명, 지인의 둘째뿐이었다. 혼자서 일대일 과외를 받으며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등 장점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외로움을 그 아이에게 극복하라는 것은 무리수다. 우리는 나의 일처럼 격려하고 걱정한다. 그 아이는 집이 있고 아빠가 있는 도시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그 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선택하고, 아이들이 잘 따르고 있으니 응원할 수밖에.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세계에서 최하위라고 한다. 얼마 전, 통계에서 0.78명이라고 했다. ‘출산율 쇼크’라는 말이 그리 놀랍지도 않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40대가 되어도 결혼 하지 않은 젊은이, 결혼해도 아이를 일부러 안 낳는 부부, 임신이 안 되는 부부가 여럿 있다. 결혼을 왜 안 하느냐? 아이는 안 낳느냐고 묻는 것도 꼰대라고 해서 묻지도 못한다. 인류가 사라지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1994년 옛 동독 지역의 합계출산율이 0.77명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 동독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1.52명으로 서독의 1.45명에 비해 높았다. 그런데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출산율이 급락했다. 독일 통일 이후 젊은 층이 동독에서 서독으로 대거 이동한 게 영향을 크게 미쳤다. 기존 시스템이 무너지고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새 체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결혼·출산을 연기했다. 통일 초기에 동독 지역 내 출산 및 육아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점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동독이 서독 수준으로 출산율이 회복되는 데 18년가량 걸렸다고 한다. 이는 20세기 마지막에 나타난 가장 놀랄 만한 인구학적 현상으로 꼽힌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의 일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젊은이가 연애하고 결혼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생애 모델이 붕괴했다고 한다. 독일은 사회적 사건으로 인한 일시적 출산율 저하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대책이 있을까? 정부의 아이를 낳으면 돈을 준다든가 하는 대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0.78명이라는 수치가 말해 준다. 독일처럼 18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무턱대고 아들에게 장가가라고만 조르는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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