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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오늘도!
  • 안산신문
  • 승인 2023.11.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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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찬바람이 코끝에 스치는 계절이 오면, 여러분들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어묵이나, 호호 불어먹는 호빵을 떠올리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혹은 벌써 한 해가 끝나간다는 생각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유독 찬바람이 불어 오는 계절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입니다.
   올해도 대학 진학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50만 명이 넘는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몸도, 마음도 지쳐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꿈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뿐 아니라 길거리 곳곳에는 수험생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따뜻한 말이 담긴 현수막도 곳곳에 붙었습니다. 그런데 현수막에 담긴 문구 중, 많은 수험생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너희는 존재만으로 사랑받기 충분해”라는 문구였는데요. 왜 많은 수험생들이 이 한마디 문구에 감동을 받았을까요?
   요즘 청소년들의 공부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많은 학교와 학원에서 냉혹한 현실을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성공하는 인생이 되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될 것처럼 두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마음 한편에 시험 성적을 잘 거두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마치 강박처럼 공부합니다. 그리고 그 부담감을 대변하는 말이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순공’이라는 말입니다.
   ‘순공’이란 타이머를 켜놓고 공부하는 시간을 재는 ‘순수 공부 시간’을 뜻합니다. 이 ‘순공’이 학생들에게 왜 중요할까요? 학생들은 자신의 ‘순공’을 계산하면서, “시험을 잘 못했어도, 내가 이만큼 시간을 투자했으니까 괜찮아” 이렇게 스스로 위안 삼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목표한 순공시간을 채우기 위해, 밥을 굶고, 잠을 자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처럼 노력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을 만큼,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로 수능시험을 앞두고, 혹은 수능시험 중에 삶을 포기하려는 수험생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종종 들려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공부와 성공에 대한 부담감을 주는 게 맞는 걸까요?” 그리고 저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그런 부담감보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먼저 주어야 할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바로 조건에 상관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타인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을 보면, 조건에 상관없이 품어주는 사람이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그런 성품을 품으려면, 내가 먼저 조건에 상관없이 품어주는 사랑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자녀들이 결국 인정받는 인생이 되려면, 조건에 상관없이 품어주는 사랑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 역할을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먼저, 이렇게 이야기해주시면 어떨까요? “수고했어, 오늘도! 너의 모습 그대로 사랑받기 충분한 존재야!”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자녀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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