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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 단상
  • 안산신문
  • 승인 2024.03.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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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지난 3월 4일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걸어가는 여자 어린이의 사진이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입학생이 단 한 명, 가방을 메고 혼자 복도를 걸어가는 뒷모습이 서글픈 모습으로 다가왔다.
 학교에서 가장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날이 3월 초 시업식과 입학식이다. 한 학년씩 올라가며 만나게 되는 새 교실과 새 친구들, 새 교과서…. 담임선생님은 누구일까?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도 궁금한 날이다. 시업식보다 입학식은 더 가슴 설레게 만든다. 가정과 유치원을 떠나 처음으로 학교생활을 경험하게 될 아이들,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얼마나 가슴 설렐까. 예전의 입학식은 운동장이 꽉 찰 정도로 성대했다. 이제는 추억 속에 묻혀버릴 처지로 변하고 말았다.
입학식에 관한 뉴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학생 수가 줄었을까? 뉴스에 따르면 저출산 장기화로 올해 1학년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 157곳이었다고 한다. 전북이 34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도도 4곳이나 되었다. 시골 학교는 폐교를 막기 위해 학교마다 파격적인 홍보에 안간힘을 쏟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마다 교사들이 학교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골프, 승마, 수영 등 공짜를 내걸고 홍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서울도 마찬가지, 인구절벽 위기에 폐교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은평구의 은혜초등학교는 7년 전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 적자로 처음으로 폐교가 되었다. 2020년 강서구 염강초등학교가, 2023년에는 광진구 화양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 게다가 올 3월 1일, 도봉구 도봉고등학교가 서울에 있는 일반고로는 처음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작년 12월 뉴욕타임스에 우리나라의 미래에 관한 칼럼이 실렸다. ‘한국은 사라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뒷덜미가 서늘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0.7을 기준으로 인구를 분석했다. 한 세대 당 200명의 인구에 대해 다음 세대에는 70명의 인구가 있을 예정이며, 이것은 14세기 유럽의 흑사병보다 더 많은 인구 감소를 의미한다는 칼럼이었다. 실로 무서운 글이었다.
CNN 방송은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임을 지적하며 군 인력 유지에 대한 우려까지 표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에 대해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다.”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은 2305년 저출산으로 사라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다.”라는 무서운 예측까지 내놓았다.
정부가 2006년부터 저출산 정책에 300조 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주거와 고용, 양육, 교육 등 다양한 요인이 결혼과 출산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절대 성공을 할 수 없다. 국가의 역량을 대대적으로 쏟아부어야 한다. 어영부영하다간 인구절벽 국가로 내닫는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기차와 같을 것이나 다름없다.
교직에 40여 년을 몸담았다. 그동안 초등학교를 10곳 이상 옮기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중 세 학교가 오래전에 폐교가 되고 말았다. 폐교엔 수도원과 회사의 연구원으로 변했고 한 곳은 가축 사육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1989년 안산으로 전입, 안산원곡초등학교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학급 수가 90학급에 달했다. 2부제 수업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던 학교가 현재는 470명 선으로 확 줄었다. 줄어도 이만저만 줄어든 게 아니다. 어디 이 학교뿐이랴, 우리나라 모든 학교가 그러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문제에는 국민 모두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그 해법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은 학교뿐 아니라 의료, 국방 등 사회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지방소멸까지도 앞당길 수 있다. 획기적인 저출산 인구 소멸을 막는 정책이 시급하다. 저출산을 극복한 나라 싱가포르, 프랑스, 아이슬란드 등의 정책을 살펴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럼에도 국회는 딴짓만 하고 있었으니 할 말이 없다.
영국의 시인 스윈번이 한 말이다. “어린이가 없는 곳에 천국은 없다.”
입학식 날, 혼자 복도를 걸어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슬픈 드라마처럼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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