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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평행선을 달릴 것인가
  • 안산신문
  • 승인 2024.03.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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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나이가 드니 아픈 데가 한두 곳이 아니다. 늙을수록 병원이 가까워야 한다는 말,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다. 유명 대학병원은 예약 잡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모니터에 예약 환자들 이름이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 나온다. 그 짧은 진료시간, 병원을 나오면 어딘가 답답한 생각으로 발걸음이 무겁다.
결국, 국민을 볼모로 한 전국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25일부터 사직서를 내기로 결정했다. 정부에 2천 명 증원 방침을 풀 것을 재차 요청하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 되면 국민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강 건너 불 보듯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은 의협 회장에 당선되면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 정부의 폭거에 더는 끌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 나라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놓을 줄 모르던 그동안의 노조 파업을 생각만 해도 징글징글한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
의사들은 의대 졸업 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이 선서는 히포크라테스가 의료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밝힌 의사의 윤리적 지침서다. 의사는 환자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답답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와중에 오아시스 같은 뉴스도 나왔다. 지난 14일,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이 진료 공백을 우려해 정상 가동 의지를 밝혔다. 문석우 원장은 “지역사회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응급 환자 진료를 활성화해 진료받고 싶은 병원, 신뢰받을 수 있는 병원, 환자 중심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의료진이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의료진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물쭈물 어영부영하다가는 진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이 터진다. 제방 둑이 터지는 것은 작은 틈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의대 입학 증원에는 많은 국민이 찬성하고 있다.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것이 맞다. 미래를 보아야 한다. 이 시각에도 촌각을 다투는 응급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의료파업만이 능사가 아니다. 혹시라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닌지 또한 이렇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생각하면 절대 그러하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정부와 의료계는 언제까지 평행선을 달릴 것인지 국민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물밑 접촉을 하고는 있는 것인가? 아픈 환자들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면서 총선이 가까워지고 있다. 정당은 이것을 미끼로 표를 구걸하기 위해 얼마나 음흉한 꼼수를 부리고 있을까? 국민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고 얼마나 가짜뉴스와 막말을 퍼뜨릴 것인가. 총선과 생각하면 소름이 마구 돋는다.
한 친구의 죽음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뇌암 판정을 받고 수술 날짜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었다. 수술 날짜를 기다리다 쓰러져 죽고 말았다. 수술 날짜 기한이 짧았더라면 충분히 살 수 있었을 텐데. 어디 이 친구뿐일까? 지금도 수술을 받지 못해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환자는 우선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 꼭 파업과 사직서를 내면서까지 의료공백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반성해야 한다. 외통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가적 재앙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로 만나야 한다.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조금씩 양보하면 길은 있는 법이다.
  평행선으로 달리다가는 건강한 국민까지 신경성 질환 내지는 화병으로 드러누워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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