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전북 남원시에서 열린 전국 16개 시도 64개팀 1천 5백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 제7회 대통령기 전국노인게이트볼 대회에서 안산시생활체육게이트볼연합회 소속 6명의 선수가 ‘안산상록구지회팀’으로 참가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차지했다.

계영자(73), 김영자(75), 최영자(73) 등 일명 ‘쓰리 영자’와 박미진자(70), 정명순(73), 윤무섭(70)이 그 주인공이다.

“덥고 힘들었지… 번호순서대로 홀수, 짝수 한명씩 돌아가면서 30분씩 경기를 하는거야.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집에오니 저녁 10시였어. 그래도 늘 해왔던 거라 견딜만했어.”

모두 일흔이 넘는 나이에 야외경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하니 게이트볼 국제심판자격증도 소유하고 있다던 계영자씨가 이렇게 말했다.

“새벽부터 나와서 하기도 하고 아침 9시부터 하기도 하고, 요즘은 더워서 모두들 1시부터 해. 실내구장이 있으면 좋은데…웬만한 시에는 다 있는데 안산은 없어. 그랬으면 이번에 1등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무허가로 된 조그만 게이트볼연합회 사무실 여기저기에 빼곡히 걸린 상장에, 경력과 연습량을 물으니 돌아온 대답이다.

안산시생활체육게이트볼연합회는 현재 250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2005 중국게이트볼대회 1위, KB국민은행전국게이트볼대회 3위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복지, 복지 하는데 우리가 느끼는 건 없어. 이 컨테이너도 구청에서 매년 철거하라고 하고, 10년째 실내구장 지어준다고 하는데, 시장 바뀔 때마다 허사가 됐지. 운도 없지 뭐야...”

비가 오는 날이면 연습할 공간을 찾아다녀, 장마철이라 인터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우선은 재밌자나. 작전도 짜야 해서 치매에도 도움 되고, 우울증에도 좋아. 새로 들어온 할아버지 한명은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잘 걸어. 이게 3대가 함께하는 운동이라니까…”

협소한 여건에 다른 운동을 생각하지 그랬냐고 하자 꾸준히 15년 넘게 해온 사람들답게 ‘대학에도 게이트 볼 과가 있다’, ‘3대가 함께하는 운동이다’ 등 게이트볼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한 평의 제대로 된 운동 공간이 없어 연습 할 곳을 찾아 전전하면서도 ‘국가대표급 활기참’을 지닌 그들에게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 제목은 자연스럽게 연상됐다.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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