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사랑하고 글이나 그림을 나무에 새겨 넣기를 좋아하는 동호인들이 모여 그들만의 첫 작품전시회를 연다. (사)한국서각협회 안산지부는 오는 7월28일부터 4일간 단원전시관 제1전시실에서 “제1회 창립회원전”을 갖는다.

서각은 우리나라의 전통공예로 팔만대장경과 같은 세계 최고의 목판본에서부터 숭례문(남대문)현판 사찰의 주련(柱聯)등 목판 위에 글이나 그림 등을 서각용 칼을 이용해 새겨 넣는 것은 말한다. 주로 나무에 새기는 것이 일반적이나 철이나 돌에도 가능하다. 작업자체가 정교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하고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려면 먼저 원본을 복사해 나무에 붙이고 칼을 이용해 각을 판 뒤 광이 없는 락카를 바르면 마무리된다. 각을 팔 때는 45도 각도로 파기 때문에 엄청난 집중력과 노력이 요구된다.일본의 경우 직각으로 각을 파는 반면 우리나라 전통각은 45도로 방어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서각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팔만대장경과 다라니경에 볼 수 있듯이 중국이나 일본을 한참 앞서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장승이나 솟대, 탈 등이 대부분이지만 가훈이나 달마상, 맹호도 등 소재가 풍부해 작품도 다양하다. 서각에 사용되는 나무는 주로 소나무와 느타나무가 이용된다. 현재 안산지부내 동송공방에서는 신입회원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연습용 소재와 공구를 포함해 월10만원 수준으로 5개월 정도 지나면 자신이 직접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회원에 한해서는 박기선 지부장이 직접 호까지 붙여준다. 수강기간이 끝난 회원들은 친목회에 가입해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8년전 서각과 첫 인연을 맺었다는 박 지부장은 서각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해 7월 스승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숨진 이후 어려운 가운데서도 안산지부를 이끌어 오고 있다.

박기선(木人 朴起善·37) 지부장은 “서각이 우리문화 깊숙이 뿌리 박혀 있으면서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안산지역에 장승, 솟대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색다른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10-8388-8272

장기준 기자  giju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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