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떻게 됐죠?” 인터뷰 질문이 아닌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 때가 아마 1978년 이었을꺼예요. 당시 안산은 허허벌판이었지요. 내가 바랬던 것이 그 것이었어요. 탑을 쌓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안산최초 영어학원을 세운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게 됐구요”

얼마전 함경남도 원산시 명예시장에 위촉된 김정길(66·金正吉·사진·안산시이북5도민연합회장)의 삶은 그 자체가 ‘드라마’다.

1948년 월남해 6.25 전쟁을 겪고, 16살 때 독학으로 로케트 공부를 시작해 1958년 한국최초 로케트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미8군 통역관을 거쳐 미군 사무관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하고 시로 승격되기도 전인 30년 전 불모지 안산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그를 따라 다니는 수식어 중 하나인 ‘최초’의 영어학원을 설립해 오늘의 태양입시학원을 있게 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이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로 학원을 다니더라구요. 안타까워 내가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도전’, ‘열정’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 이것이 오늘에 그를 있게 한 듯 했다. “그립죠. 세월이 흐를수록 그 마음이 더 커졌어요. 그래서 더욱 원산시민회를 찾았죠. 그곳에 가면 고향이 느껴졌어요.”

도둑을 잡아 온 김 회장의 아버지에게 오히려 도둑을 ‘혁명가’로 칭하며 두둔하고 그의 아버지를 ‘사회적’으로 취급했던 북한의 체제를 떠나 월남했다던 김 회장은 그래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은 아니었다.

“강력한 대한민국과 세계 제일의 지도국이 되기 위해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으로 나뉜 백두산도 다시 찾고, 일본의 독도 망언도 뿌리 뽑아야죠” ‘인생수업’이란 책속엔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지금하고 있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면 과감히 다른 일을 하라고 적혀있다.

가장 원하는 일을 하는 거침없는 당당함, 그의 ‘최초’ 기록도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다. 첫 번째 경기도 출신 원산시 명예시장. 이번에도 그는 1등이다. 이런 ‘최초’ 기록을 이어나가 통일 후 현지 함경남도 원산시민들이 직접뽑은 첫 번째 시장의 꿈이 ‘꿈’이 아니길 바래본다.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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