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콘크리트 안에서 숨쉴 틈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느릿느릿 걷는 여유를 만끽하며 삶에 청량감을 채우는 한폭의 수채화같은 전시회가 열렸다.

김영구씨는 3일부터 8일까지 ‘틀(Frame)속의 풍경, 풍경속의 일상’을 주제로 단원전시관 제1관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틀, 상자, 카메라 등 프레임(Frame)을 통해 비춰진 세상속 풍경들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버무려 재해석한 독특한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 선보였다.

사과, 꽃반지, 해바라기, 장미, 그리고 파도와 소라껍질…

그가 ‘시각적 창’으로 재창조한 자연풍경들은 누구나 마냥 돌아가고 싶은 유년시절의 추억이자, 이젠 아련히 빛바랜 사진첩 속 기억들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서랍속에 꼭꼭 숨겨둔 추억들을 꺼내보는 일상의 소박한 여유와 행복의 시간들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청정한 여름날, 찰랑거리는 바다내음을 잔잔한 여운으로 흡입하는 듯한 ‘원초적 노스탤지어’를 닮았다는 평이다.

김영구씨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 풍경을 채집하고 그것을 재편집하는 즐거운 상상력에 관심을 갖고, 이젠 거부할 수 없는 고향이 된 ‘도시’에 대한 연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남대 회화과와 동대학 대학원(서양화과)을 졸업하고 제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등 각종 대회와 공모전에서 20여차례 입상했다.

7년전 안산에 삶의 둥지를 튼 뒤 삼성홈플러스 문화센터와 안산문예당 아카데미 등에서 그림을 지도하며 작품활동도 활발하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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