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두차례 모여 맹연습 구슬땀

“우리는 외모지상주의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갑니다. 건강을 다지면서 동료애도 키우는데는 이만한 게 없더군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6시30분이 되면 고잔동 KT안산지사(지사장 배상석) 4층 강당엔 넥타이와 정장을 훌훌 벗어던진 ‘춤꾼’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원 투 쓰리 포”. 경쾌한 음악에 맞춰 어색하지만 즐거운 스텝을 밟는 이들은 KT안산지사 댄스스포츠 동아리 ‘DNS팀’ 회원들이다.

KT안산지사는 “활기찬 직장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뜻에서 지난해 5월 사내에 댄스동아리를 발족했다. 매주 두 차례 한시간씩 지도강사 서경숙씨를 초청해 퇴근 뒤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는데 서로 얼굴 붉히던 쑥스러움도 이젠 눈만 마주쳐도 상대의 마음을 꿰뚫는 연인처럼 자연스럽다. 주로 4~50대 중년에 접어든 나이지만 라틴댄스 ‘자이브’의 스텝에 맞춰 몸을 움직일 땐 여느 20대의 정열도 부럽지 않다.

■지사장·명품팀장은 부부가 회원

회원은 12명으로 많지 않아도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특히 배 지사장(50)과 댄스동아리 회장을 맡고있는 김여남(50) 명품팀장은 부부가 함께 동아리 회원으로 짝을 맞춰 즐거운 땀방울을 흘린다. 서툰 스텝에 웃음을 터뜨릴때도 있지만 동심처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잉꼬사랑’이 더 행복하다. 기술지원팀 윤정혜 실장은 “지난 1년 사이 나도 ‘S라인’이 됐다”며 수줍게 입막음을 한다.

“춤바람 난 거 아냐?”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웠을까. 댄스동아리 발족을 두고 사내에 부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이젠 행사때면 가장 많은 ‘콜’을 받는 ‘인기짱’ 동아리가 됐다. 지난해에만 사할린동포 위문공연, KT 한마음 고객축제, 노인복지회관 공연 등에 연이어 ‘러브콜’을 받아 갈고 닦은 춤실력을 뽐내며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보람도 느꼈다.

■사내 분위기·실력도 ‘전국 1위’

순수 아마추어지만 1년 사이 훨씬 자연스럽고 유연해진 실력은 주위를 더욱 놀래키고 있다. 지난 5월27일 안산에서 열린 제2회 경기도댄스스포츠총연맹회장배 전국프로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비장애인 아마추어 일반부 단체전 1위에 올랐다. 발족 후 전국 무대 첫 출전을 앞두고 두 달여 동안 시간을 쪼개가며 서로 호흡을 맞추고 땀흘린 결과다.

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했던 배상석 지사장은 “댄스스포츠는 유산소 운동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깊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댄스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김여남 명품팀장은 “직원들과 서로 눈을 마주치며 호흡을 맞추다보니 서로가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되고 직장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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