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기약하면 좋지…그런데 마지막 전시회가 될 거 같아…”

지난 22일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제 2전시관에서 열린 창산 배운철(80) 화백의 16번째 전시회 ‘사랑의 서화전’ 분이기는 어느 때 보다 엄숙했다.

전시 된 작품은 모두 74점으로 지난 해부터 올 초까지 배 화백이 병이 재발하기 전 작업 한 것 들이다. “고목에서 신선한 매화가 되는 것이 좋아.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새 생명을 이끌어 내는 것, 인간은 자연에게서 배워간다는게 맞나봐”

전시 된 그의 작품들은 매화(梅花)와 말(馬)이 소재로 사용됐다. 이유를 물으니 그가 ‘좋아서’라고 짧게 답했다. 갑상선 암으로 투병 중인 그는 말 한 마디 하기를 힘들어 했다.

서둘러 인터뷰를 끝내려 사진을 찍기 위해 작품 중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을 골라 달라고 했다. 단번에 묵(墨)향매를 가르킨다. 본인이 구상한 뒤 또 다른 색으로 표현한 점이 애착이 간다고 했다.

굵직한 공연의 연출, 각본가로 60여년을 서울 연극, 영화 예술계에서 활동한 것과 화가 중 어느 것이 좋냐고 물으니 화가로서의 삶이 더 좋단다.

“그럼, 다시 태어나도 화가로 살 꺼야. 그림 그리는 순간이 제일 행복했어. 매화? 다음 생애도 내 마음을 빼앗으면 그려야지. 내가 감동해야 다른이들도 감동 시킬 수 있잖아” “완치되면 17번째 서화전도 열어서 장애아동과 불우이웃돕고 싶은데, 욕심이 너무 컸나?”

배 화백은 1984년 첫 개인전 부터 16회 모든 전시회 수익금을 장애인들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증 해 왔다. 또한 이번 전시회 수익금 역시 전액 장애아동과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쓰여 질 예정이다.

화백으로서 뿐만 아니라 연극의 각본, 연출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기획한 연극작품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의 제목처럼 물질이 아닌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말 할 때마다 손에 힘을 쥐었던 그가 다시 한번 길게 말했다.

“새마을지회 김태욱 회장, 이영구, 황연화 모두한테 너무 고마워. 16번째는 못 할 줄 알았어. 꼭 좀 써 줘. 고맙다고…”

(사)안산시 새마을회주관으로 열린 배 화백의 ‘사랑의 서화전’의 수익금은 전액 장애아동과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된다.

김미연 기자  bluepen@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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