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안산상록대상 지역경제부문 대상을 수상한 현대산업 김찬배 사장은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보기 드문 기업인중의 한사람이다.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이윤추구에만 목표를 두지만 김사장은 그렇지가 않다. 『기술은 변해도 신뢰는 변할 수 없다』이는 그가 지금까지 기업을 경영해오면서 아주 소중하게 여기는 그만의 경영철학이다. 그의 이런 신념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는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미래의 더 큰 가치를 소중하게 여길 줄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는 일반 회사와 달리 특별한 사훈이 없다. 그의 기업에 대한 이같은 철학이 사훈이며 신조다.



안산시 성곡동 시화공단에 소재한 현대산업. 현대산업은 제1공장과 제2공장이 있다. 공장 정문에 들어서면 그가 왜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지를 한눈에 알아 볼 수가 있다.



그의 공장은 인근에 있는 일반회사와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공장내부가 각종 생산물품으로 가득 차 있거나 아니면 아예 공간이 없다. 하지만 이 공장엔 많은 부분이 녹지로 잘 가꾸어져 있다. 공장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이 회사의 이 같은 녹지공간에 의아해 한다. 주변정리가 잘된 잔디밭과 수석에 가까운 기이한 모양의 돌과 화분들이 공원을 연상케 한다. 이게 바로 그가 추구하는 삶이자 신념이며 미래 가치기준이다. 그의 이런 모습은 공장내부에 들어가면 또 한번 놀란다. 그가 왜 자연과 함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가를 단번에 알게된다.



잘 정리된 사무실은 뒤로하더라도 사무실 바로 옆에 마련된 시설들을 둘러보면 그의 철학이 진하게 묻어 난다. 적은 식구인데도 불구하고 사원들을 위한 복지시설들이 사무실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직원 수가 많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20명 남짓한 사원들을 볼 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설도 여느 집 안방보다 더 깨끗하게 단장돼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이 부러울 정도의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이 모두가 그가 젊은 시절부터 직접 경험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스무살의 어린시절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밑바닥부터 배우며 자신의 꿈을 펼쳐 온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의 어려움과 슬픔을 직원들이 받지 않기 위한 그의 마음이 가족보다는 직원을 먼저 생각하게 했고 복지시설도 최고의 시설로 만든 것이다.



『바닥에서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얻어진 사항이 많아요. 언어를 거기서 배웠고 그리고 언어를 알다보니까 일본 사람이 고문으로 있는 한국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기술을 배웠지요』



그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지금의 현대산업도 젊은 시절 일본에서 배우고 익힌 경험이 회사 운영의 밑거름이 됐다고 그는 토로했다.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김찬배 사장. 그의 감동적인 경영철학은 품질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인쇄원판 제조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ISO9002 인증과 KSA9002를 획득하게 됐다. 그동안 외국제품을 사용해오던 국내 수요자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킨 것이 큰 수확이다. 인쇄원판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와 국내 문화산업의 한 축을 구축한 것 또한 그가 맺은 결실이다.



자연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는 현대산업을 최첨단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완벽한 인쇄물을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보다 선명하고 보다 깨끗하게 보다 쉽게』 인쇄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 그의 노하우를 펼쳐 보이고 있다.



그의 노력은 회사 경영을 벗어나 활발한 사회봉사 활동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사장보다는 이웃집 아저씨같이 푸근하고 편안한 모습을 지닌 그는 제주도 출신이다. 현재 제주향우회 부회장직을 맡고있는 그는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향학열에 대한 의지도 남다르다. 한양대학교 AMP 과정을 수료한 후 이제는 총동문회장까지 맡고있다. 지역사회에 대해 보다 많이 봉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부단한 노력이 따라야한다고 강조한다. 짧게 자른 머리 위에 내린 백발이 그가 살아온 삶을 묵묵히 대변해준다.



그는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앞을 보는 것보다 현실을 잘 지키면서 가자는 겁니다. 수성이냐 축성이냐 라고 한다면 축성보다는 일단 수성으로 가자는 것이고 일단 재미있게 살자는 것입니다』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인화하는 마음으로 한걸음 양보하면서 목적을 향해 전진하자. 기술은 변해도 신뢰는 변할 수 없다』



<장기준 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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