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주민참여형 조례의 가장 맹점은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췄다기 보다는 공직사회의 편의주의 발상에 기인한 구석이 많다는데 있다. 또 중앙정부의 준칙을 천편일률적으로 따른다는 점도 문제다. 지역특색에 맞는 조례와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주민자치센터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의 경우 행정자치부의 지침을 그대로 따르다보니 조례 제정과정에서 주민자치위원 선정의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주민참여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 사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시민제안제도나 시민공사감독관제도 열린시장실 운영 등도 제정과정에서 주민의견을 거치기 보단 행정적 편의주의를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아직 구체적인 실적조차 없이 유명무실 운영되고 있는 현실은 이를 잘 반영한다.

정보공개 관련조례의 경우 정보공개심의위원회 구성을 통해 적극적인 정보공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각종 검토자료와 용역보고서 간담회 자료 설계서 평가서 등을 정기적으로 인터넷이나 시보를 통해 공개하는 틀이 필요하다.



위원회제도와 관련해서도 형식성을 탈피해야 관주도 운영을 벗어날 수 있다. 위원 공모제를 도입 시민참가를 현실적으로 보장하는 등의 위원선임 다원화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자치입법 추진이나 사업이라면 주민들에게 공표해 공청회 등의 의견수렴절차를 밟도록 하는게 옳다. 이 경우 행정기관에서 직접 진행하지 않고 시민 주도적으로 공청회를 이끄는게 바람직하다. 또 삶의 질과 연관된 지역내 주요사안이라면 주민투표를 통해 주민의사를 모으고 주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주민투표조례 제정도 시급한 현안이다. 특히 예산편성에 대한 주민참여 또한 보장돼야 한다. 어떤 분야와 어떤 사업에 예산이 우선적으로 투입될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통로를 명문화해야 한다.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이광희 연구원은 『우선 주민참여조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적 특성에 맞게 참여제도를 수립해 운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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