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30대의 젊은 사장이 안산 지역 내 5개 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쓰라며, 총 500만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너무 부끄럽네요, 더 많이 기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인데...”이석진 사장(THE NORTH FACE 안산 중앙점 사장)을 만났을 때, 그가 처음 입을 열며 한 말이다.

가끔 어떤 이가 자신의 모교에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라며, 기부 했다는 기사가 종종 보도되기도 한다.하지만 이석진 사장은 충북 진천이 고향으로 안산은 그의 연고지가 아니다.
이 사장은 안산 중앙역 근처에서 ‘노스페이스’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가 많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자신의 매장은 지난 가을 청소년들로부터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그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것이라 한다.

비록 작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장학금이라 하기에는 정말 너무 작은 돈이에요. 그래서 그 돈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도 조금은 고민이었죠. 안산시 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지역 내 고등학교가 몇 개가 되는지 물어보니 19개 고교(공립 10개, 사립 9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우선은 학생수가 많은 5개 공립학교(원곡고, 성안고, 초지고, 고잔고, 양지고)에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기부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렇게 일부학교에만 전달하고 나니 다른 학교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좀 더 여유가 있어 더 많은 학교에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도 생기네요”

이 사장은 그리 여유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 2003년 매장을 오픈 할 때, 대출 받은 대출금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는 말을 이 사장의 부인이 살짝 귀뜸해 준다.

그의 따뜻한 마음이 작은 밑거름이 된 건 확실하다. 노스페이스 본사에서 그의 소식을 듣고 이번주 중으로 지역 내 다른 학교에도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칭찬 받아야함이 마땅한데,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일이 너무 드러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이사장의 수줍은 미소. 그의 미소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세차게 부는데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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