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 건네받은 건강하고 소중한 몸을 다시 세상에 돌려주고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안산시청 소속 청원경찰로 일하는 이충현씨(48·사진)가 사후 장기 기증을 약속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씨는 안산시가 장기 등 기증희망자 등록창구 운영에 들어간 첫 날인 2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곧바로 상록수보건소에 ‘장기기증 희망 등록신청서’를 냈다.

이씨는 신청서에서 뇌사상태에 놓이거나 사망하면 신장, 각막, 췌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뼈와 연골, 심장판막 등 인체조직도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종교적 신앙심이 ‘뜻깊은 선행’을 결심하도록 그를 이끌었다. 동산교회에 다니는 그는 2002년 교회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하던 당시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기증 의사를 포기했다가 다시 용기를 냈다.

지난해 말 “내가 받은 사랑을 나눠주는 좋은 일을 하자”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의 뜻을 굳혔는데, 올해 초 안산시가 장기기증 등록창구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엔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준비해 왔다.

“6년 전 교회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할 땐 솔직히 두려워서 포기했는데 그 순간을 떠올리면 정말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게 뿌듯하고 기쁩니다”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계기로 아내와 아들 등 가족들의 동참도 권유하겠다는 그는 1992년 11월 안산시청 청원경찰로 임용돼 1년 전부터는 상록수보건소 청사를 방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장기를 기증하려면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죠.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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