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무기한 계약직 직원을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언행과 행동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5년 입사해 지난해 12월에 퇴직한 안산시 소속 무기계약직 공원관리원 A씨가 지난 2월 박주원 시장에게 진술서를 보냄으로써 시작됐다.

그동안 시는 감사실과 가족여성과 성문제 상담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하고 있었는데, 처음 제보한 A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조사가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난 16일 안산시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희롱사건대책위원회가 시청 본관 입구에서 기자회견<사진>을 함으로써 사건의 전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16일 성희롱사건대책위(대책위)가 밝힌 A씨의 진술내용을 보면 2006년 3월경 안산시 관내 한 공원에서 근무하던 A씨에게 한 공원관리자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가슴이 적어 일자 라인이다”라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발언을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 여직원들에게도 공공연히 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남자직원들도 회식자리에서 “키스하고 싶다”, “40살 정도만 되면 딱 좋겠다”, “늙어빠진 ×이 말대꾸 한다”는 등, 성희롱을 넘어 인격적인 모독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이러한 고충을 시 담당직원에게 이야기 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08년 5월에는 안산시 시민공원과가 우수부서로 선정돼, 그 포상으로 직원들이 영월로 산업시찰을 다녀오던 중, 버스 안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 C씨와 L씨가 A씨가 비롯 여자직원 4명이 있는 곳에서 자신들의 상의를 벗고 성관계를 묘사하는 행위의 춤을 췄다고 진술했다.

더불어 진술서에는 L씨가 버스 안에 있던 모든 직원이 보는 상황에서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 음모를 뽑고 가슴과 겨드랑이 털을 뽑아 종이컵에 넣은 상태에서 소주를 따라 남자 직원들에게 강제로 먹였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안산시 자체 조사 과정에서 “상의를 탈의한 것은 사실이나 음모를 담은 술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으며, A씨가 진술한 내용이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산시도 사건의 정확한 파악과 사실여부의 확인을 위해 자체 내부 조사를 진행하면서 제보자 A씨와 연락을 수차례 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A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더 이상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자체 지침에 의해 사건을 조사는 하고 있지만 제보자인 A씨가 연락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조사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는 시가 이 사건을 너무 미온적인 방법으로 다루고 있다며, 시 공무원으로 이루어진 심의위원회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A씨가 직접 조사에 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시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자 보상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대책위는 지난 6일 박주원 안산시장과의 면담 후, 8일 국가인권위에 이번 사건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안산시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에서 시가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는 것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국가인권위에서의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가 이 사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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