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은 생명의 안전띠

며칠 전,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던 나는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동남아시아계 외국인을 보았다. 승객들이 다 타고 갑자기 출발하는 버스속에서 나는 손잡이를 잡는 그 외국인의 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른쪽 손의 엄지, 검지 손가락은 아예 잘려나간 듯 뭉뚱했고 나머지 손가락들 역시 꿰멘 자국이 선명했기 때문이다. 그 상처만 보고도 그 외국인이 당한 사고가 얼마나 끔찍했을지 눈에 그려지고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TV나 책에서만 보던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을 직접 보니 안타까움과 함께 산업안전의 중요성이 강하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저녁을 먹던 나는 핸드폰 부품회사에 다니시는 아빠께 오늘 본 것에 대해 말씀드렸다. 아빠께서는 아빠 회사의 공장에서도 그런 사고들이 종종 일어난다고 하시면서, 특히 외국인노동자들이 그런 사고들에 더 불리하고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이유는 외국인노동자들은 기계를 다루는데 있어 안전규칙에 미숙하고, 또 의사소통이 정확히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또 생산량을 늘리거나 일을 빨리빨리 하려는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아빠는 아빠 회사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한 중국인 산업연수생이 일을 하다가 빨리 끝내려고 기계의 안전장치를 풀어서 기계의 높은 온도의 아연물이 피부에 튀어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고였다.

사실 우리가 일을 하고, 생산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인데, 안전규칙을 지키는 그 짧은 순간을 소홀히 하다가 큰 사고까지 당했다는 것이 슬펐다.

내 생각에, 최근 늘고 있는 산업 안전사고들은 안전규칙의 무지나 소홀함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 근로자가 기계를 다루는 데 있어 안전장치를 제대로 점검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서 했다면 그런 재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우리가 배우고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 일본에서는 모든 일을 할 때 정해진 규칙과 매뉴얼에 따라서 한다고 한다. 심지어 가장 단순한 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손님이 들어온 순간부터 계산을 하고 나가는 순간까지 종업원은 정해진 규칙과 순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귀찮고 복잡한 과정일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습관을 들인다면 산업재해 비율 역시 크게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대국 순위가 12번째라고 한다. 대통령은 수년 안에 우리나라가 10위권 안에도 들고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자신했다.

경제대국과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우리 국민의 노력과 산업의 안전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달려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라도 기초적인 산업안전이 철저하고 정확히 지켜져야 한다. 사회 곳곳에 안전망을 구축하고 각각의 일과 작업에 순서와 규칙을 정해 잘 지키는 것이 첫 번째이다. 규칙은 생명의 안전띠이다.
■좋아요 좋아요 나는

여덟 살적 정말정말 건강하던 나.
그러던 내게 ‘병’이라는 폭풍우가 몰아쳤네.
다섯차례의 뇌출혈과 수술로 인해
나는 왼편 마비가 되었네.

‘절뚝 절뚝’
햇볕보다도 따가운 사람들의 시선속에‘철썩’ 넘어지고,
그렇게 좋아하는 만들기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할 수 없게 되었네.
정말 죽고 싶었네.
한순간에 뒤바뀐 내 인생을 나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네.

그러던 어느 날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사람들은 내 시를 보며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나는, 그 시로 인해 희망을 느꼈네.

지금까지 3000여 편의 시를 쓴 나는
네 권의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고 멋진 꿈들을 품게 되었네.
나보다 더 아픈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 희망을 주고싶은
시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내래이터가 되는 꿈.

더 이상 나는 별볼일 없던 ‘나’가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밥그릇이 되었네.
꿈을 가득 퍼 담은
시인 밥그릇, 교수 밥그릇, 내래이터 밥그릇 말이네.

이제는 누가 뭐래도 나는 좋네.
눈이 나쁘고 손이 잘 움직이지 않고
걸음도 이쁘지 않지만
하나님이 나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고통을 주셨기 때문에
나는 그 고통을 이겨내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좋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나,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꿈을 품은 밥그릇이 된 나,
언제든지 늘 긍정적인 나,
그런 나의 모습, 모든 것이.
■내가 사랑하는 나

지난 설날이었다. 여기저기서 오신 친척분들께 세배하랴 바쁜 날, 두 손 가득 미처 다 못 먹은 설 음식과 나부끼는 지폐에 당황해 하던 차, 오가는 덕담과 질문에 한숨 돌리자, 순간 나는 누구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누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는 내 또래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리저리 고민하다 잠들었다. 책상에 앉아서 내 장점을 써 내려갔다. 내가 가장 자신있어 하고, 좋아하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주제로 삼자. 여러 가지 상상이 머리 구석구석에서 떠오르는대로 쭉 적었다.

그림그리기, 책읽기, 사회, 과학실험 등 평소 좋아하고 자신있는 주제를 속속들이 써 보고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순간 작년 통지표가 생각났다. 선생님 말씀에 적혀있던 의견 중 ‘목표가 확실하고 성실한 편’이라는 글귀가 머릿속을 뱅뱅 맴돌았다. 나를 동물에 비유하자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북이가 생각난다는 친구들의 말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듯 했다.

알 것 같다. 나는 나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 그 것만은 확실하다. 나의 장점은 곧 나를 비추는 것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감사했다. 내 목표 중 몇 가지는 성실과 감사, 희망과 지혜이다.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남에게 베푼다는 것이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 이제야 이해되는 것 같았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은 성실과 노력이다. 가치 중 성실과 노력으로 인해 이룬 것들이 많다. 또한 양보하는 모습에서 나 자신이 뿌듯했고, 감사할수록 가슴속에서 따뜻한 것이 자꾸 채워지는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소중히 여기면 여길수록, 관대해지고 뿌듯해지고 따뜻해지고 자랑스러워진다. 진정한 나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쁜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나를, 나는 사랑한다.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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