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저는 도움만 드릴 뿐이죠.”

지난 7월 대부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마흔 하나라는 젊은 나이에 주민자치위원장에 임명된 최인모씨는 지역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일꾼이다. 최씨는 대부도에서 태어나 학교를 마치고 대부도에서 사업을 일군 그야말로 ‘대부도 사람’이다.

▲ 최인모 대부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특유의 도전 정신과 변화를 이끄는 끊임 없는 노력으로 대부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대부도에 터를 잡은 H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씨는 남다른 지역사랑과 추진력을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아 지난 2002년 통장직을 맡으면서 자신뿐만이 아닌 지역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안 된다고 그렇게 거절했는데 어쩔 수 없더라고요.”

떠밀리듯 시작한 통장 직은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2004년 대부도에 정보화마을 조성사업을 유치한 그의 능력도 바로 이런 도전과 추진력에서 비롯됐다. “당시 유치를 위해 다른 지역 대표들과 함께 만난 자리가 있었는데 다들 면장, 이장 이상의 높으신 분들인데 통장은 저 하나 더군요. 약간 기가 죽긴 했지만 결국 대부도에 정보화마을 유치를 성공시켰죠.” 대부도가 정보화마을로 선정되면서 지역에는 광케이블이 깔리고 컴퓨터가 보급되는 등 최씨의 노력 덕분에 대부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 “지역문제는 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면 자리에 대한 욕심이 생길법도 하다. 하지만 최씨는 단호하다. “임기가 끝나면 깨끗이 물러나야 해요.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잘 하던 사람도 그렇지 않게 되죠.” 그는 통장 일을 2년만 하고 그만 둘 뜻을 보였지만 지역민들의 만류에 결국 1년 더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의례적으로 특별한 임기 없이 유지되던 통장직을 임기 3년으로 정하자는 합의를 끌어냈다.

최씨는 일을 할수록 지역 사랑이 더 커졌다.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올 여름에는 종현마을 개펄에서 펼쳐진 ‘대부도갯벌체험대회’를 시의 지원 없이 주민의 힘 만으로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최씨의 이런 성과는 단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대부도의 지역 발전 방향에 대해 간단하고도 명확하게 해답을 던진다.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지역 현안이나 요구는 누가 대신 해결해 주지 않아요. 마을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죠.”

앞으로 최씨가 하고 싶은 일은 많다. 특히 활력이 떨어진 대부도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는 대부도를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대부도에는 예전에 왕이 물을 마셨다는 ‘왕진물’이라는 우물이 있었어요. 지금은 사라졌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도 나누면서 공동체를 형성했던 장소죠. 이곳을 복원해 사라지고 있는 공동체 의식도 만들고 이를 통해 외부 관광객도 유치하려고 해요.”

최씨는 또한 주민간 소통을 위해 마을신문도 만들 계획이다. 그는 시간을 쪼개 만들어 놓은 스크랩철에는 이미 다른 지역 마을신문들로 가득하다. “마을의 소소한 소식들을 담아 지역민들과 함께 하려고 해요. 처음 이 제안을 하니까 주민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작지만 지역의 소식을 꼼꼼히 다뤄볼 생각입니다”

이런 최씨의 지역사랑과 봉사정신은 젊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애정과 노력이 기본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그의 사무실 한쪽 벽에 붙은 ‘최선을 다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그가 다져놓은 모든 변화와 발전이 바로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구나’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떡여 진다.

최영석 기자  photojk@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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