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소리를 듣고, 자연을 마시고 숨 쉬며 풍도의 역사적의미를 찾아보고 싶어 8월3일부터 5일까지 풍도를 찾았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속해 있지만 단원구의 시민들조차 "풍도가 어디야"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일본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섬이 일본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된 풍도해전 때문이다. 뱃사람들도 “풍도에서 경기만을 지나는 모든 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풍도는 예부터 서해의 요충지가 확실한 것 같다. 

대부도에서 직선거리로 24㎞, 충남 당진군 석문면에서 12㎞ 정도 떨어진 풍도에는 현재 63가구 150여 명의 섬사람들이 4개의(풍도3개 반 112명, 육도1개 반36명) 반을 이루고 산다. 그중70%가 노인들이다.

뭍에서 지척이지만 주민이 적어 인천 연안부두에서 정기여객선이 하루 한 차례밖에 다니지 않아 행정상으로는 안산시에 편입되어있지만 생활권은 인천이여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고 있다. 이 작은 섬에 풍도분교와 풍도치안센터(안준호 경장)가 있다. 대남초등학교 풍도분교 학생은 단 두 명 초등학교 1학년생과 6학년생뿐이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때는 온 동네잔치를 했지 학생이 두 명 뿐이니께” 풍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는 나태농씨는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은 동네 잔칫날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에는 단풍이 아름답다고 풍도(楓島)라고도 불렸지만 1900년대 초 풍도(豊島)로 굳어졌다. 섬 형세는 가파르고 수심이 깊어 굴이나 바지락 채취가 어려워 예전에는 주민 대다수가 짐과 가축을 챙겨 화성군 도리 섬으로 건너가서 6개월 이상 어패류를 채취하다가 다시 풍도로 돌아와 생활 한 것을 보면 척박하기만한 섬 넉넉해지길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이 풍도라는 섬 이름에 녹아 있는 것 같다.

섬전체가 활엽수로 덮여 있어 농사는 집 앞의 텃밭이 전부이다. 풍도가 야생화 피는 꽃 섬으로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마을 토박이 주민들은 매년 이른 봄이면 지천에 피어나는 꽃이 그저 꽃이려니 했다.

 “우리야 그냥 매일 보는 꽃이니까요, 뭐 별달리 보이질 않았는데 몇 해 전인가, 어느 박사님이 풍도에 오셨다가 이곳이 야생화가 많이 난다고 말씀하신 것이 기사화되고는 많이 유명해졌죠.” 풍도가 고향인 마을주민이 풍도가 꽃 섬으로 유명해진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한다. 그 이후로 사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해진 것이 야생화 꽃 섬이라는 수식어를 풍도에 붙여줄 정도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마을을 내려다보며 서있는 2그루의 은행나무 나무줄기가 서로 엉키고 다시 뻗어 올라간 모습이 비바람을 견뎌내며 오랜 세월을 버텨온 흔적을 느끼게 한다. 이 나무 둘레7.5M 수령은 풍도에서 태어나서 현재 살고 있는 김복동씨(72세 전 노인회장)가 초등학교 때 500년 이라했다니 700~800년은 된 것 같다.

또 잡목과 다양한 야생화가 많아 참 달팽이기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인 참 달팽이가 눈에 많이 띤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풍도에서 즐겨도 좋다. 풍도 해변 갯바위 등에서는 우럭, 놀래미 등이 곧잘 잡힌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배를 빌려 타고 조금 먼 바다로 나가도 나쁘지 않다. 동네 주민은 배낚시에서는 서너 명이 먹을 만큼 고기가 잘 잡힌다고 귀띔해 준다.

김계환씨(전 노인회총무)는 “풍도 뒤쪽의 경관이 절경이었는데 석산개발로 많이 파괴되어 아름다운 풍도의 옛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어 안타까울 뿐인데 모래채취선이 모래를 저렇게 퍼나가니 앞으로 풍도는 어떻게 될 런지” 라면 말끝을 흐린다.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평화로운 작은 섬.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섬이어서 그럴까 풍도는 야생화를 닮았다. 야생화처럼 순박하고 아름다운 곳, 자연의 보고인 풍도를 만나보길 바란다. 또한 풍도가 아름다운 섬으로 오래 오래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심설야 시민기자  webmaster@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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