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안산시는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벗어 던진 ‘시화호’를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난 9월 ‘시화호 발전전략 추진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가 제시한 시화호 발전전략인 이른바 ‘시화호 워터 콤플렉스 구축방안’을 살펴보면 시화호를 동북아지역의 관광 및 신성장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서해안 거점으로 집중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호에 소개할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블레드시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스위스 그림젤패스는 환경보호를 도시의 기본 정책으로 삼으며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스위스의 관광정책을 소개한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슬로베니아

슬로베니아는 발칸 반도 북서부에 있는 국가로 서쪽으로 이탈리아, 북쪽으로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헝가리, 남쪽·남동쪽으로 크로아티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식 이름은 슬로베니아공화국이며 면적은 2만 296㎢로 우리나라 경상남북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인구는 200만명이며 유고슬라비아를 구성하였던 6개 공화국 가운데 하나였으나 1991년 6월 25일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했고 1992년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 모터없는 배가 띄울 정도로 슬로베니아 블레드시는 녹색관광 정책을 고지식하게 지켜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블레드 호수에서는 매년 각종 국제대회가 개최된다.

구 유고연방 중 가장 산업이 발달하였으며 동구권에서 가장 경제 상태가 양호해 슬라브 국가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로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와는 92년 4월 15일 외교관계를 수립하였고, 북한과는 같은 해 6월 12일 국교를 수립했다.

슬로베니아를 부르는 별칭에는 ‘전원의 나라’ ‘동굴의 나라’ ‘와인의 나라’ 등 정말로 무궁무진하다. 그 만큼 슬로베니아의 자연은 다양하고 아름답다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자그마한 호수마을인 블레드를 방문한다면 왜 왕족들이 이 곳에 별장을 지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는 둘레가 7Km로 천천히 한 바퀴를 산책하는데 1시간 30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꼬마관광열차나 마차,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산책할 수 있다.

◆모터소리가 들리지 않는 슬로베니아 블레드

블레드 호수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동력선 사용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블레드 섬으로 이동하려면 무동력 배인 ‘플래트나(Pletna)'를 이용해야 한다. 플래트나처럼 모터가 없는 배만 블레드 호수에서 다닐 수 있다. 플래트나는 환경보전의 효과와 함께 블레드만이 가질 수 있는 관광자원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브레드는 이 같은 ‘그린투어리즘’ 정책을 고지식할 정도로 고수하며 호수를 지켜내고 있다. 블레드 호수 주변은 물론 주변지역에 대해 공공 개발은 물론 민간 자본에 의한 개발까지도 재료 하나까지 친환경적인 것인지 철저히 통제한다는 것이다.

▲ 블레드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성은 현재 전망대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성의 내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블레드시 관광위원회 에바 포드로가(Mrs. Eva Stravs Podlogar)위원장은 “국제 조정경기를 위해 심판석을 새로 건설하는 것도 많은 논란과 협의 속에 최소한으로 건설했다”며 “이런 정신이 블레드를 녹색관광도시로 보존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는 인간의 지혜로움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시화호를 생태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참고해볼만한 사항이다.

◆블레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스포츠마케팅

블레드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으로 세계대회에 출전한 곳이다. 인구 8,000명에 불과한 블레드시가 세계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체육시설은 물론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블레드는 2,200개의 호텔 침대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핑시설을 갖춰 총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민박에서도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 블레드시는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통해 스포츠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첫 세계대회에 출전한 블레드 빙상경기장

모든 숙박자들은 숙박비 외에 1.01유로의 지방관광세(local tourist tax)를 의무적으로 내게 되어 있다. 이 세금은 순수하게 블레드 자치단체의 이익이 되며 연간 50만 유로 정도 되는 이 수입을 블레드 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만 사용한다.

이 같은 인프라를 통해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골프 △미니골프 △사이클링 △패러글라이딩 △등산 △수영·다이빙 △낚시 △래프팅·카누 △암벽등반 △썰매(Tobogganing)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가능케 하여 스포츠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블레드에는 2002 아이스하키국제대회, 국제태권도연맹태권도대회가 열린 스포츠홀을 가지고 있다. 또 호수에서는 국제적 수준의 수영대회가 열리고, 1월20일에는 한겨울 국제 겨울수영대회가 열린다. 호수의 조정경기가 유명하여 국제조정경기가 열린다.

또 최근 슬로베니아가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축구의 인기가 높아서 축구구장도 개장했다. 특히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비수기인 겨울철, 블레드는 스키 관광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스키관광은 단조롭기 쉬워 블레드 부근의 스키장 6개가 연계하여 하나의 스키패스(Ski Pass)를 판매, 주변 6개 스키장의 코스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관광 정책으로 블레드는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넘어 유럽의 고급휴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블레드시를 찾은 관광객은 22만 명. 슬로베니아 전체를 놓고 보면 숙박 관광객 비율이 내국인 40%, 외국인 60%이지만, 블레드시의 경우 외국인 95%를 차지한다.

스위스 그림젤패스 - Grimselpass

알프스에 위치한 스위스의 그림젤패스(Grimselpass)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한 관광마케팅으로 세계인들의 발걸음들을 붙잡고 있는 곳 중에 하나이다. 

스위스의 알프스에는 관광 전용 도로가 전혀 없다. 유명한 고개를 넘는 도로도 관광용이 아니라 마을과 마을을 잇는 생활 도로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고개 부근에서는 반드시라도 해도 좋을 만큼 멋진 전경을 즐길 수 있어서 관광 명소로서 고개를 찾는 여행객이 많다. 알프스의 고개에서는 웅장한 산봉우리, 은세계의 파노라마 빙하 그리고 화려한 알펜 리조트와는 다른 전형적인 산골짜기 마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 고개는 각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어서 고개를 넘으면 언어라든지 건물 형태, 생활습관등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스위스에는 2,000m 이상의 고개로 이어지는 도로가 약 16군데 있다.

◆환경보전을 도시정책으로 내건 스위스

스위스가 가지고 있는 도시철학이 그림젤패스에서 잘 녹아 있는 듯하다. 그런 연유로 스위스는 계곡들조차 관광상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리한 개발을 통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이곳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덤프트럭 소리가 멈추지 않는 시화호와 극명하게 비교된다. 모든 도시정책의 기본으로 환경보호를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스위스의 관광정책에 대한 벤치마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형욱 기자  hyung@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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