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무익(百害無益)한 담배. 흡연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여러 가지 이유로 금연을 시도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담배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호 '금연합시다 上'에서는 금연을 왜 해야만 하는지, 금연을 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또 스스로의 의지로 금연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안산시보건소가 운영하고 있는 금연클리닉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호에서는 금연합시다 그 두 번째 이야기로 금연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금연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안산산재병원 김지홍 내과과장의 인터뷰, 그리고 금연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금연 성공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금연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금연 성공률은 1/300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흡연자들의 금연 성공으로의 길은 ‘낙타가 바늘 구명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로 생각되어 질 수도 있다.

△안산산재병원 김지홍 내과과장.

흔히들 애연가들은 담배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김지홍 과장은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로 인한 가슴 통증이나 두통을 해소시킨다고 느끼는 것은 니코틴에 의한 일시적인 중독 증상일 뿐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금단증상의 대표적인 현상인 변비도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흡연하는 습관이 자기도 모르게 뇌에 인식되어 담배를 한 대 피워야지만 볼 일을 잘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한다는 것인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 과장은 ‘조건반사’라고 얘기했다.

더불어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흡연은 오히려 복강 내 지방축적을 유도, ‘올챙이형 배’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금연 시도를 위해 우선은 순한 담배를 피우며 차츰 흡연량을 줄이는 것은 과연 금연 성공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김 과장은 이 역시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순한 담배에는 타르나 니코틴 함량이 다른 담배에 비해 적은 것일 뿐, 수천가지의 발암물질은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 여전히 몸에는 유해하고 순한 담배를 피울 땐 무의식 중에 니코틴 양을 보충하기 위해 더 깊게 빨아들이고 더 자주 피우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담배, 라이터, 재떨이 등 흡연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금 바로 자신의 주변에서 치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흡연 욕구를 참아내기 위해서는 입이 심심할 때 물이나 껌, 사탕 등을 입에 넣어보라고도 제안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금연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담배를 끊겠다는 본인의 의지라며 금연을 왜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금연 시도자 각자가 동기부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금연하고 있습니다

△8개월째 금연 중인 상록서 이명규 경장.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단지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을 뿐 담배를 끊었다고 확신 있게 말하기에는 조금은 망설여진다고 했다.

이유인즉슨 6개월 이상 금연을 하고는 있지만 담배를 태우고 싶은 욕구는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명규(31, 경찰) 씨는 지난 9월 초부터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벌써 8개월째 단 한 개피의 담배도 입에 대지 않았다. 이 씨는 대학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3~4차례 금연에 도전했다. 이 중 지금 금연기간을 제외하고도 2년 정도 담배를 끊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 흡연을 하게 됐고 이번에 독한 맘을 먹고 다시 금연 도전을 하고 있다. 주위의 상황도 이 씨의 금연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다.

모든 관공서 건물이 금연 건물로 지정 돼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민원인들을 만나다 보니 흡연을 위해 자꾸 자리를 비우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아예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8개월째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는 여전하다. “담배 생각 많이 나죠. 결심했으니 무조건 참아 볼려구요. 다시 피우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도전 할 겁니다.”

△자신의 건강과 가족을 위해 금연을 하고 있는 우재윤 씨(그는 20년 넘게 피우던 담배를 현재 8개월 째 끊고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을 여는 새벽 닭 울음처럼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한시도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담배를 입에 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막상 금연을 시도하자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리기 때문이란다.

금단 증상으로 종종 두통도 일지만 이번에 끊지 못하면 앞으로 절대 끊을 수 없다는 각오로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금연 기간이 늘어 갈수록 흡연욕구를 참아 낼 수 있는 의지도 더 생기더라구요. 금연 1주일, 한 달 또 6개월 지나, 8개월째 접어드니 처음보다는 힘든게 좀 나아졌어요.”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나 왕도는 없다. 이 씨와 우 씨도 말했지만 만나 본 대부분의 금연 시도자들도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금연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의 공통분모를 뽑아낸다면 그건 다름 아닌 ‘스스로의 의지’와 흡연 욕구를 참아내기 위한 각자의 ‘동기부여’가 금연을 위한 정석 아닌 정석이었다.

금연 Tip. 흡연 예방 10계명(상록수보건소 제공)

1. 기분전환에 노력하고 마음의 안정을 갖도록 하라.
2. 스포츠, 예술, 독서 등 담배를 대신할 수 있는 취미, 즐거움을 가진다.
3. 한 번 금연에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고 재도전, 재시도 해본다.
4. 물, 쥬스 등의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과일을 많이 먹는다.
5. 담배가 없어서 손이 어색하면 연필, 가위, 고무줄, 빗자루 등 대용품을 만든다.
6. 담배가 없어서 입이 심심하면 물을 마시거나 껌, 건어 등을 씹는다.
7.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심호흡을 한다.
8. 금연이유를 노트에 적어 담배 생각이 날 때 자주 반복해서 읽는다.
9.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자신을 격려한다.
10. 금연한 사람은 흡연하는 사람이나 흡연장소에 가까이 서지 말고 가능하면 피하도록 노력한다.

김선광 기자  ace1357@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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