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대학에 참가한 건축사협회 회원들이 제안한 '안산시청 보행자 중심  디자인'. 이들은 시청을 둘러싼 담을 허물고 시민 휴식처인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산시청을 둘러 싼 담벼락이 허물어 질 수 있을까? 지난 4월 안산 좋은마을 만들기 지원센터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한 마을디자인 대학에서 안산시 건축사 협회 회원들이 '안산시청 보행자 중심 디자인'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자인대학에 참가한 건축사협회 회원들은 권위의 상징인 담장을 허물고 공원이 부족한 도심에 녹지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보행자 중심 디자인을 제안한 것.

특히 안산시청 정문은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화랑로와 광덕로의 교차 지점에 위치해 시청사 외부공간이 차량위주로만 설계된 상태. 이러다 보니 시청을 찾는 보행자는 차도를 건너야만 시청 내부로 진입할 수 있어 지속적인 논란을 빚어왔다.

△ 논의중인 건축사협회 회원들.

주제 발표를 맡은 조병은 건축사(조영건축사 사무소)는 "현재 시청 정문이 차량들의 회전교차로 역할을 하고 있어 보행자의 접근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구조다"며 "하루빨리 담장을 허물고 개방형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시청을 둘러싼 담장을 허물어 보행자 통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도 폭이 좁은 도로에 버스정류장까지 있어 담장과 정류장 사이를 통행해야 하는 보행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1단계 사업으로 담장을 허물고 보행자들에게 쾌적한 걷기 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버스정류장 부근에 벤치를 설치해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편의를 돕도록 설계했다.

담장을 허무는데 이어 차도 중심인 정문을 녹색공원으로 만들어 시청을 찾는 시민들과 공무원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을 제안했다.  

최근 울산, 인천, 경기도청 등이 담장을 허물고 청사 앞 광장을 시민에게 개방한 사례 등을 들어 안산시청 앞마당도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주차장 출입을 위해 시청 양편과 뒤쪽을 잇는 도로를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시청광장 설계를 도운 한양대 김용승교수는 “시 청사의 이미지는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 할 만큼 중요하다. 안산시가 자전거 등 녹색교통을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청사 정문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시청 정문을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설계하는데 이어 광덕로 중심 교통섬을 좌우로 확장시켜 도심공원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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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조병은 건축사

 

 

“마을디자인 대학에 참가하는 주민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내가 사는 공간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다’라는 욕구가 내 가정에서 한 발 나아가 마을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조병은 건축사.

그는 마을디자인 대학 개강 때부터 함께 참가했다. 처음엔 마을디자인을 돕는 전문가로 참여했으나 이번 학기에는 다른 건축사들과 함께 한 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이들 전문가 집단은 개별 단위 마을디자인이 아니라 안산이라는 도시를 하나의 마을로 놓고 손질해야 할 곳이 없는지 고민하는 것이 과제였다.

그들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시청 정문이었다. 오가는 차량들의 회전교차로로 이용되다 시피하는 시청 앞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담장을 허물고 녹지공간을 만드는 기획안을 수립한 것이다.

“계획수립 단계에서 현장도 방문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담을 허물고 녹지공원을 만든다면 시민에게 더 다가가는 시청의 이미지를 만들어 녹색도시 안산을 만드는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진하는데 난관도 적지 않을 것이라게 그들의 예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편성이겠지만 예산편성이 이뤄지기 까지 주민과 공무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건축사협회는 우선 만들어진 시안을 시청 내 휴게공간에 전시해 공무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사업 제안은 우리가 했지만 사실 만드는 것은 시민들이라고 생각한다. 별 생각없이 시청을 드나들었던 사람들에게 ‘이런 정문을 만들 수 있다’라는 다른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어떤 시청의 이미지를 원하는지는 시민들이 판단하고 의견을 모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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