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반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안산수산 관계자는 “몇 몇 중도매인(대판)들이 노량진시장에서 구입해 판매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소는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법인이 판매하는 양보다 일부 중도매인이 불법으로 판매하는 양이 더 많아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하소연 했다. 물건을 들여와도 판매가 되지 않으니 출하자들이 납품을 기피하고 신선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없어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다른 중도매인들의 불만도 높다. 중도매인은 법인으로부터 매달 1500만원이상 물품을 거래해야 하는데 법인으로부터 물건공급이 없으니 실적을 채울 수 없기 때문. 또 대판들이 가격을 높이 불러도 물건 구색을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판 상인들이 불법 반입을 일삼는 것은 지방도매시장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상인들의 자구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방시장이 좁다보니 소량인 물량을 출하자가 공급을 꺼려해 중앙도매시장에서 구입해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농수산물 시장 개장 때부터 대판상인들의 불법반입을 중도매인과 법인이 묵인해 주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일부 소량 품목에 한정되던 불법 반입의 규모가 법인 물량보다 많아지고 갈치나 고등어 등 대량 소비품목까지 확대되자 이들이 적극적인 단속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속권을 가진 도매시장 관리소는 손을 놓고 있다. 매일 같이 불법반입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올해 단속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도매시장 관리소 정환훈 소장은 “불시 점검을 통해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소량 다품목을 원하는 시장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인과 중도매인들은 시장 상황을 모르는 소리라고 잘라 말한다. 한 중도매인은 “이미 선어시장은 대판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불법 반입된 물량 때문에 산지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연결한다는 도매시장의 기능을 전혀 못 하고 그들이 거래하는 물량은 안산시 수수료 0.05%로 내지 않아 시 수익도 줄어든다”며 “단속권한을 가진 안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지만 시장도 제 기능을 하고 소비자들 에게도 싼 가격의 수산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목소리를 높였다.
이 처럼 불법반입이 기승을 부리며 년간 농수산물 거래량도 점점 줄어들며 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 2008년 82,000톤이던 거래량은 지난해 73,000톤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농가법에 의하면 농산물 유통단계 간소화를 위해 수집 역할을 맡은 법인과 분산역할을 맡은 중도매인의 역할을 구분해 놓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중도매인은 도매시장 법인이 상장한 물건이 외는 거래할 수 없으며 법을 어길 경우 영업정지와 2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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