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도 대표단이 8∼10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랴오닝성 내 선양과 단둥을 방문해 도내 기업의 이 지역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방문기간에 김 지사는 랴오닝성 당서기 등 현지 주요 관계자들과 잇달아 면담하고 중국 동북지역 개발상황을 시찰했다. 단둥 방문에서는 단둥개발신구와 맞붙어 있는 북한의 황금평과 위화도를 가까이서 둘러본 후, 이 일대의 개발가능성을 살폈다.

김 지사의 이번 방문에는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KCC, 신세계 등 국내 7개 기업 대표자들이 동행했다. 김 지사는 8일 왕민 랴오닝성 당서기와 면담, 9일 단둥개발원구·신구 시찰 등 모든 주요 일정에 이들을 참석시켜 기업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지사는 “투자자의 안전과 토지매입비용, 인건비와 세제 감면 부분에서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미래가 있는 중국 동북지역이어서 도내 기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함께 현장 시찰의 기회를 마련했다”며 “접근이 어려운 지역인데 이번 방문이 기업들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9일 황금평 등 신의주 부근을 시찰한 김 지사는 발전하는 중국과 낙후한 북한의 현실이 대비되는 현장에서 개탄을 금치 못했다. 압록강을 경계로 중국 단둥은 고층빌딩과 관광객이 넘쳐난 반면에 북한 황금평 일대는 오래된 쪽배가 떠다니고, ‘수령님은 21세기 태양’이란 양철간판의 초라한 단층건물들만 보였기 때문.

황금평은 단둥신도시가 건설되는 랑터우(浪頭)와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둔 11.45㎢ 크기의 섬이다. 중국이 100년간 임대해 이 지역을 산업단지로 개발하며, 외투기업은 50년간 임대할 수 있다. 남·북·중 3각 협력관계로 경제개발이 가능해 개성공단의 여러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황금평과 마주한 단둥개발신구는 이미 신도시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보트를 타고 압록강 선상에서 이 일대를 둘러본 김 지사는 “중국과 북한이 너무 대조적이다. 중국은 뜨는 태양과 같고 북한은 지는 황혼처럼 느껴진다”며 “북한이 눈앞에 보이는 중국만 잘 따라 하면 되는데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이어 10일 현지기업인들과 간담을 나눈 자리에서 김 지사는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도 안 들어가려는데 황금평을 들어가겠는가”라며 반문한 뒤 “안전장치가 있다고 확정하지 않는 이상 안 들어갈 것이다. 황금평은 아직 시작단계다. 단둥공업원구는 바로바로 기업을 집어넣을 수 있는데 황금평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을 것”이라며 “투자하기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우리 기업이 들어가기엔 조금 준비가 덜 됐지만 한반도와 연관이 가장 깊은 곳임은 틀림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지사는 “단둥은 통일안보의 현장이다. 우리 공무원이나 학생들이 이곳에 와서 유람선 한번 타면 북한과 중국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와서 북한과 중국의 현실을 알 수 있도록 단둥과 관계를 넓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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