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남 일원에서 열린 전국 소년체전에서 성포초등학교 안성재군(6학년)이 육상부문 3관왕을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00m,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성재군은 육상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돼서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소년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제가 달리기가 조금 빠른 건 알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빠를 줄은 몰랐어요. 아직은 얼떨떨하지만 좋아하는 운동만 계속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안성재 선수.여름방학도 없이 와 스타디움에서 안산시내 육상부 선배들과 달리기 연습에 한창인 안선수를 만났다.

훨칠한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 균형잡힌 몸매를 가진 안 선수. 하지만 얼굴엔 그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서만 보이는 장난기가 가득하다.소년체전 3관왕 수상 소감을 묻자 “그냥 좋다”며 수줍게 웃기만 하던 그가 꿈이 뭐냐는 말에 “최고의 육상 선수가 되는 것”이라며 눈망울 반짝거리며 대답했다.

축구, 수영, 태권도, 합기도 등 운동이라면 뭐든 좋아했던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육상이라면 학교 운동회에서 반 대표로 달린 것이 전부였던 그가 지난 10월 전국소년체전을 앞두고 안산시 선수선발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한 후 남다른 재능을 발견한 것이다.

안 선수는 소년체선 선수선발대회에서 2~3년 육상 선수로 커 온 학생들을 이기고 경기도 선수대표로 뽑혔다.

안 선수를 지도하는 김동원교사(단원중학교 육상부 코치)는 “성재는 잠재력이 많은 선수다. 상체와 하체의 발란스가 좋아서 빠른 속도로 달려도 흔들림이 없다. 태권도와 합기도 등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가르치는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스타트만 보완하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선수의 이번 여름방학 목표는 “형들처럼 스타트를 하는 것”이다. “제가 반응이 느려서 스타트를 하면 이미 다른 선수들은 2~3m 앞서 있어요. 소리를 듣고 빨리 반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선수는 소년체전 우승 후 육상선수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예전엔 그냥 운동이 좋기만 했는데 이제는 제가 잘 하는 분야가 생겼으니 열심히 노력해 보려구요. 부모님도 3관왕을 한 후에는 그냥 밀어 주시겠데요. 형들이랑 이야기하고 운동하는 요즘이 제일 행복한 것 같다”며 수줍게 웃는 안성재 선수. 육상부가 있는 단원중학교로 진학해 꿈을 키워갈 계획이다.

안선수의 아버지 안덕현(41) 어머니 고미희씨도 아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고미희씨는 “워낙 성격이 밝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아이라 뭘 해도 걱정이 없는 아들이다. 막상 운동을 시작한다고 하니 어떻게 도와 줘야 할지 막막하지만 운동과 공부 모두 최선을 다해 꿈을 이뤄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하혜경 기자  sekami03@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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