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구청 개청을 앞두고 내달께 대규모 인사단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승진 및 전보발령에 따른 인사과정에서 얼마만큼 객관적 기준과 원칙이 실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공직내부의 가장 불만족스런 사항으로 불합리한 인사제도가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안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인사원칙 사전예고 전보 제한기준 준수 등 인사원칙을 제시하고 나서 구청 개청을 앞둔 인사결과는 민선3기 항해의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민선3기 들어 지난 12일 일부 사무관(5급)급에 대한 소폭 인사에 이어 다음달께 구청 신설에 따른 대규모 인사단행이 예상된다. 앞선 12일 인사는 지방선거나 정치에 개입한다는 눈총을 받아오던 공무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를 받은만큼 5급과 6급에서 적지않은 승진인사가 뒤따르게 될 다음달 대규모 인사단행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돼온 불합리한 인사기준들을 어느정도 극복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민선2기의 경우 출범 2년도 안돼 5~6급 전보 및 승진인사에서 무려 70여명을 보직임명후 채 1년도 안돼 다른 부서로 전보임용하는 등 무원칙한 인사조치가 구설수에 올랐었다. 이에따라 안산공직협은 최근 ▲인사원칙 사전예고 ▲순환근무제와 전보제한기한 준수 ▲인사청탁자 명단공개 ▲다면평가제도 도입 등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인사과정에 적용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산공직협이 6급이하 중하위직 공무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공직협의 최우선과제로 근무환경개선(31.7%)과 인사제도 개선(27.5%)을 꼽아 공직내에 인사에 따른 불만족이 여전히 팽배해 있음을 보여줬다.



◈2년사이 4차례나 보직바뀌기도 = 가깝게 민선2기만 봐도 인사과정 얼마만큼 원칙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98년 7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2년여 동안 무려 4차례나 보직이 변경돼 평균 6개월여씩만 일하다 자리가 뒤바뀐 5~6급만도 4명이나 됐다. 당시 5~6급 승진 전보대상자 210명 중 보직임명후 채 1년도 안돼 전보임용된 공무원도 무려 68명에 이른다. 발령받은지 13일만에 보직이 변경되거나 25일만에 다른 부서로 옮긴 공무원까지 있었다.



정부는 빈번한 전보로 인한 능률저하를 우려해 승진이나 징계처분 등을 제외하곤 임용한 날로부터 1년이내 전보를 하지 못하도록 지방공무원임용령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한번 무너진 원칙은 민선2기 내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벌써 특정지역 퇴출론 들썩 = 내달 대규모 인사단행을 앞두고 민선3기 역시 지금까지 되풀이돼온 「구습」앞에 그리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일부 인터넷엔 「민선2기 시절 특혜를 입은 특정지역 공무원들」에 대한 감정섞인 항변이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여전히 학연이나 지연 등 구습이 잔존하고 있는 셈이다. 개인별 능력에 대한 평가가 쉽지만은 않은 현실적 한계는 이같은 구습을 다시 밟는 모순의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같은 학연이나 지연관계를 극복하고 경력과 능력에 따라 효율적으로 자리를 배치했는지의 여부는 인사결과를 평가하는 최대 쟁점이다.



◈인사원칙 분명해야 = 인사방향을 사전에 예고하고 지방공무원임용령이 정하고 있는 제한사항을 우선적으로 지키는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순환근무제나 전보에 있어 제한기한 준수가 바로 그것이다. 또 비공개 형식인 근무평가 결과에 대한 공개 다면평가제 도입 등 안산공직협이 제시한 인사제도 개선안이 민선3기 인사과정에서 어느정도 받아들여질지도 관심이다. 특히 선거때만되면 고개를 드는 「정치지향적」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을 어떤 방식으로든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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