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민들은 사회전반에 걸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고소고발 등 적극적인 대응자세엔 『손해가 없으면 상관없는 일』이거나 『나만 손해』라는 인식에서 이를 사회적 관행으로 치부해 버리거나 방관자적인 자세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신문사와 안산경실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애드앤리서치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안산시민 300명을 상대로 사회부패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부패수준에 대해 보통(36.3%)이거나 심각하다(36%)로 응답해 부정부패와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인식했다. 또 부정부패가 사회지도층(35.7%)과 사회전반(23.7%)에 걸쳐 퍼져있다는 생각이 극히 일부계층(20.7%)의 문제로 국한하거나 개선되고 있다(20%)고 보는 사례보다 훨씬 많아 부패범위에 있어 사회 깊숙이 관행화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적 비리를 접하더라도 이에대한 대응엔 소극성이 두드러졌다. 사업적인 일(41.2%)이나 인사승진(23.5) 사법적 관계(13.7%) 자녀교육 진학(15.7%) 등의 일로 응답자의 17%가 실제 관계 공무원에게 불법청탁을 해봤다고 답했지만 정작 부정부패와 비리에 대해 고발을 해봤다는 경우는 17%에 그쳤다. 이는 손해가 없으면 모른척(30%)하거나 범법자 처벌미약(29%) 고발해봐야 나만손해(16%) 등의 이유로 사회적 관행으로 치부해 버린채 고발 등 적극적인 대응엔 무관심하는 이중적 잣대로 분석된다.



시민들은 부패정도가 가장 심한 분야로 정치(32.3%) 관·민간기업 인사청탁(19%) 관·민간기업 인허가(18.3)분야를 꼽아 정치에 대한 심한 불신감과 함께 사회적으로 승진인사와 인허가 과정에서 청탁 등 부정부패가 가장 만연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부패의 주요원인으로는 특수층의 권력사유화 욕심(25%)과 행정투명성 제도미흡(24.7%) 고질적 관행(23.7%) 범법시 처벌미약(15%)을 꼽았지만 정작 개인적인 문제에 따라서는 스스로 금품이나 향응제공을 할 수도 있다(19.7%)고 응답해 도덕불감증에 따른 부패지수가 우리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사회전반적인 부정부패 의식과 마찬가지로 안산지역 공직사회에 대한 체감적 부패지수도 85%가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보통 54.7% 심각 26.3%. 매우심각 4%)



지방자지체 실시이후 안산지역 공무원의 청렴도는 관선시대에 비해 퇴보했다(16%)는 평가보단 비슷하거나(61.3%) 높아졌다(22.7%)고 다소 긍정적 입장이 많았지만 여전히 청렴도에 있어선 보통(61%)이거나 낮은편(28%)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 불신감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응답자의 13.3%가 안산지역 공직자에게 직접 금품제공이나 불법청탁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 경우 경찰 세무 시청공무원을 상대로한 불법청탁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은 또 안산지역 공직사회내 부정부패를 비리관련 취약공직자(20.6%)의 문제로 국한시키기 보다는 일부 상위공직자(40.2%)에 머무르지 않고 말단부서까지 일반화(37.1%)되었다는 짙은 불신감을 나타냈다. 정부의 부패방지위원회 등 특별점검반 활동에 대해서도 신뢰(21%)하기보단 상대적으로 불신(34.3%)하는 견해가 훨씬 높았다.



한편 이번 시민의식조사는 11월 14일부터 3일간 안산시 거주 20세 이상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성별·연령별 인구비례에 의한 무작위 추출법으로 1대1 대인 면접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신뢰도 95%에 허용오차는 ±5.6%이다.



<지표로 보는 한국의 현주소 - 한국부패지수 세계 40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이하 TI)는 1995년부터 매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이하 CPI)를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 지수에서 경제적 위치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CPI 지수상에서 4.0~4.5점으로 전체 조사 대상국가에서 중간정도 등위로 평가받고 있는데 올해 2002년의 경우 101개 조사대상국 중 4.5점으로 40위를 나타냈다.



특히 뇌물을 줄 가능성이 많은 나라를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한국은 뇌물우려국가로 분류된다. TI가 발표한 뇌물공여지수(BPI)를 보면 한국은 99년 3.4점으로 19개국가 중 18위를 2002년엔 10점 만점에 3.9점으로 21개국 가운데 18위를 차지했다. OECD에 가입한 30개국 중에서도 한국은 CPI선상에서 24위에 머물러 여전히 하위권에 처져있다.



반부패국민연대가 지난 11월22일 발표한 「전국 중고생 부패인식 조사」결과에서도 『우리사회가 부패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중고생의 92.2%가 「그렇다(매우그렇다+그렇다)」고 답해 청소년의 눈에도 우리사회는 체감적인 면에서 심각한 부패국가로 추락해 있음이 확인됐다.



<부패방지 시민토론회>

25일 안산여성인력개발센터 강당에서 열린 부패방지 시민토론회에서는 투명한 안산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민운동이 제안됐다.



류홍번 안산YMCA 부장은 『최근 3~4년 동안 도시계획 용도변경과 대형사업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부정부패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일부 공무원이 뇌물 등에 연루되고 타당성 검증없이 일방적으로 행정을 펼친데 따른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류부장은 부정부패 해결방안으로 ▲정보공표제 도입 등 정보공개 확대 ▲공청회 및 설명회 제도화 등 정책과정에서의 민주성 확보 ▲각종 위원회의 내실화 ▲시민참여제도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공무원 내부의 자정 및 감시시스템 확보를 위해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계약 및 사업자선정과정에서의 민주성 확보를 위한 심의위원 선정의 객관성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확보 선정기준의 객관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일부 지역언론이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언론 모니터운동 등을 통한 언론자정운동이 지역사회에서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강일 시의원은 『의원 유급화를 전제로 지방의회의 권한이 강화돼야 실질적인 행정조직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하연 시의원은 『사회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선 정당민주화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형민 기자 khm@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