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안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60만명 국내인은 1500만명이다. 이렇듯 서안은 중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물 유적이 많은 도시다. 그래서 서안을 둘러보려면 최소 3박4일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물 때문에 도로가 직선이 아닌 꼬불꼬불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보면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그 하나가 시안성이다. 시안성벽은 중국에서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다. 명대에 당대에 장안성을 기초로 해서 만들었는데 6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시안성은 높이 12m 둘레 11.9km 폭은 위가 12~14m 아래가 15~18m의 규모로 성벽 위에서는 차로 돌아다닐 정도로 넓다. 성벽 위에서 보는 성내외의 전망도 좋으며 성벽을 모두 돌아볼 수 는 없지만 많은 부분이 개방돼 있다. 성벽 주위로 등을 달아 놓아 야간에 보는 야경은 그만이다.



그 다음은 역대의 명필을 새긴 1095개의 비석이 보존돼 있는 산시성박물관이다. 마치 나무숲처럼 무성하여 일명 『비림 역사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이 박물관은 역사진열실 석각예술실 비림 등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당대 개성년간에 만들어진 114개의 비석에 61만 글자나 들어 있는 개성석경을 비롯해 로마에서 네스토리우스파의 그리스도교가 전래된 것을 담은 대진경교류행 중국비 당현종 직필의 비석 석태효교비 왕희지의 삼장성교서비 안진경의 안가묘비 회소의 성모첩비(초서) 제술랑의 안탑성교서비(해서) 등 서예가의 필체가 새겨진 비석들이 숲처럼 늘어서 있다.



담쟁이 덩굴이 매우 인상적인 산시성박물관을 들어서면 명성문을 만난다. 문이 3개로 된 이 문은 왼쪽은 문관 가운데 문은 황제와 귀족이 맨 오른쪽은 무관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명성문을 들어서면 우리 나라의 에밀레종에 버금가는 중국 최고의 종이 자리잡고 있다. 이 종은 당 711년에 만들어 진 것으로 18줄 293자의 글씨가 있는데 필치 하나 하나가 모두 다르게 쓰여져 있다. 1985년 당시 종각에 있던 것을 이동시켜놓았다.



이외에도 여기에는 훼인스님이 한글짜씩 따왔다는 왕희지의 친필작품이 있으며 붓글씨를 쓰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계몽글자 1000글자도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비석들이 7실까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그 하나 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곳에서는 비석에 새겨진 글을 탁본해 판매도 한다. 그중 단순한 대나무 두 그루로 보이는 모형은 대나무 잎이 아니라 유비의 부하였던 관운장이 조조에게 잡혀 사면초가에 빠져있는 고뇌를 대나무에 그리고 있다. 오언절구로 된 이 시구는 관운장이 유비에 대한 충절만은 불변하다는 뜻을 대나무 두 그루를 그려 편지형식으로 전한 것을 유명하다.

<장기준기자 gijun@ansanilbo.com>

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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